전기차 충전소 전환에 속도를 내는 국내 정유업체 3사(SK주유소·GS칼텍스·현대오일뱅크)가 충전기 공급처를 다시 짜고 있다. 올해 SK에 이어 롯데그룹까지 충전기 제조사를 인수하면서 이들 3사의 시장 전략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차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소로 전환 중인 SK주유소·GS칼텍스·현대오일뱅크가 전기차용 초급속 충전기 제품 공급처를 새로 짠다. SK에너지는 중앙제어에서 시그넷이브이로 공급처를 전환하고, GS칼텍스는 시그넷이브이에서 LG전자로 전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오일뱅크는 중앙제어에서 새로운 업체를 발굴 중이며 복수 제조사 제품을 채용했던 롯데그룹도 최근 중앙제어로 공급처를 일원화하고 있다.
국내 주유소 3사가 충전기 공급처를 재정비 한 건 3년 만이다. 이 같은 배경엔 올해 초 SK가 국내 1위 충전사업자 시그넷이브이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10월 롯데까지 중앙제어를 인수하면서다. 계열사 제품을 사용해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충전기 제조사가 없는 기업은 경쟁사 그룹의 충전기 제품을 배제하는 분위기다.
정유 업체 관계자는 “충전기는 주유기와 달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연동이나 배터리 교환 등 다양한 사업을 창출할 수 있어 충전기 제조사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유 업계는 기존 직영 주유소를 중심으로 전기차용 초급속 충전소와 문화공간을 마련, 전국 주유소 거점을 지속가능한 수익형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SK에너지는 2023년까지 전국 190개소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국내 택배업계와 함께 상용전기차용 충전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2019년부터 충전 사업을 시작한 GS칼텍스 역시 현재 전국 70개 주유소·LPG충전소에 전기차 충전기 100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20여개 충전기 설치주유소를 2023년까지 200개소로 확대하고 유통·물류센터 등에 상용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구축할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