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펫테크'(Pet+Tech)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 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이 떠오르고 GS리테일, 이마트 등 유통 대기업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GS리테일의 반려동물 자회사 어바웃펫은 지난달 말 '더식스데이' 인수를 주주총회에서 승인했다. 합병은 어바웃펫이 더식스데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자산·부채·경영권 일체를 승계했다. 더식스데이는 반려견 맞춤 구독서비스 '돌로박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반려동물에 관한 세부 데이터와 쇼핑 데이터를 교차 분석하고, 수의사가 직접 제품 기획 과정에 참여해 매달 새로운 기획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주력으로 한다.
GS리테일은 외형 확장을 통해 펫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가져가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5일 “합병이 종결된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더식스데이가 제조기술과 상품 기획에 차별화 역량을 갖추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국내 펫테크 시장은 오는 2027년 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점유율 20% 이상을 점유한 업체가 없다. 아직 선점 기회가 열려 있는 점도 GS리테일이 사업 강화에 나선 요인이다. 특히 펫테크 산업은 기존 오프라인 중심에서 정보기술(IT)을 더한 온라인 전환이 가속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반려동물 전문점 '몰리스펫샵'의 오프라인 매장 수를 줄이며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몰리스펫샵 매장은 지난 2018년 36개에서 현재 28개로 줄었다. 반면 지난해 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 e커머스 경쟁력을 기르고 있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직영 채널을 개설한 곳은 이마트가 처음이다.
펫테크 유망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브이리뷰 비즈니스'는 자체 인공지능(AI) 챗봇 활용 동영상 리뷰 제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면 카카오톡으로 AI 챗봇이 메시지를 보내고, 해당 메시지를 통해 동영상 리뷰를 올리는 방식이다. 회원 가입 등 번거로운 절차 없이 동영상을 올릴 수 있어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고객사를 2500개까지 늘렸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솔루션 스타트업 핏펫은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구강 검사 키트 '어헤드 덴탈'을 선보였다. 반려동물 입 안을 문지른 검사 면봉을 색상표 위에 올리고 '핏펫'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촬영하면 검사 결과를 1분 만에 확인할 수 있다. 동물용 의료기기 스타트업 유리벳코리아는 반려동물을 위한 AI 소변진단키트 '유리벳10'을 개발했다. 시약이 부착된 검사지에 반려동물의 소변을 묻히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1분 만에 앱을 통해 15가지 내과 검진이 가능하다.
반려동물 신원을 조회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AI 기술을 이용해 반려동물 생체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펫나우'는 강아지 코 사진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강아지 코 사진을 스마트폰 앱으로 촬영한 후 견주와 강아지 신원 정보를 입력하면 등록이 완료된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