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세대가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른다는 건 편견입니다. 뉴실버(5060) 세대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마르코 비에터 히어닷컴 글로벌 CEO가 히어닷컴을 만든 배경이다. 폐쇄적인 보청기 시장에 고객 진입장벽을 낮춘 히어닷컴은 유통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을 받는다. 가격대가 비싸고 정보 접근이 어려운 보청기를 무료 체험과 온라인, 고객 빅데이터를 통해 쉬운 유통 구조로 바꿔놨기 때문이다.
비에터 CEO는 “청력 저하로 고민이 있지만 어떻게 보청기를 구입하는지 또 어떤 제품이 나에게 적합한지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들이 많다”며 “누구든 쉽게 보청기를 직접 경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히어닷컴을 창립했다”고 설명했다.
히어닷컴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보청기 상담 신청을 하면 전국 260개 청력센터 중 방문하기 편한 곳으로 연결한다. 이때 고객 생활패턴, 기호, 위치, 청력센터 정보를 데이터로 분석해 고객과 가장 적합한 곳을 안내한다. 이후 시험 착용 중 청력 재활팀이 일대일 맞춤 케어를 진행하고 보청기 상태와 착용자의 적응을 돕는다.
독일에서 2012년 창립한 히어닷컴은 미국과 스위스, 프랑스 등 전 세계 10개국에 진출했다. 동북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을 선택한 배경은 온라인에 친숙한 분위기와 보청기 구매율이 낮은 국가기 때문이다. 한국청능사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의 약 40%가 노인성 난청을 겪지만 보청기 착용률은 10%에 불과하다.
비에터 CEO는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리더십을 가진 나라지만 동시에 보청기 구매율이 난청 인구에 비해 낮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기존에 한국 보청기 시장엔 히어닷컴처럼 보청기 무료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었다”며 “히어닷컴 온·오프라인 사업 구조가 한국 시장 특성에 잘 맞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진출에 어려움도 있었다. 히어닷컴이 2015년 한국 시장에 발을 디딜 때에는 보청기를 한달간 무료로 체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없었다. 때문에 품질이나 가격에 대한 오해를 받았다.
히어닷컴 강점은 무료 체험과 보청기 큐레이션 서비스에 있다. 또 장기 케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차별화 요인이다. 내년에는 히어닷컴 자체 보청기 브랜드인 호라이즌과 온라인 청력 진단 서비스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히어닷컴은 최근 독일에서 원격으로 청력을 검사하거나 진단할 수 있는 텔레-오디오로지(tele-audiology) 기술 특허 승인을 완료했다. 이 기술을 통해 비대면으로 청력을 검사하고 난청을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에터 CEO는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를 가장 먼저 만나지만 그 과정에는 다양한 오프라인 접점이 있고 소비자는 온라인오프라인연계(O2O)에서 가장 최적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보청기 유통구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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