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액화수소 운반선 경쟁 치열해진다

내용과 무관. [사진= 현대중공업 제공]
내용과 무관. [사진= 현대중공업 제공]

국내외 조선사들이 액화수소 운반 선박 개발 경쟁에 나섰다. 각국이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 수요가 늘고, 이를 운반하는 선박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은 액화 운반선을 건조하고 이달 말 호주에서 생산한 액화수소를 운송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일본 굴지 조선사 가운데 한 곳이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가와사키중공업이 상용화한 액화수소 운반선 연료저장탱크는 C타입형이다. C타입형은 독립형으로 원통형 용기다. 수소를 액화하기 위해서는 영하 253도 극저온이 필수다.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는 만큼 대용량 수소 운송을 위해 필요하다. 단위 면적당 더욱 많은 수소를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액화수소 운반선 상용화는 세계 최초다. 그동안 액화수소를 선박으로 운반하는데는 기술적 난제가 있었다. 수소 연료탱크를 극저온 상태로 유지하고, 수소 누출을 완벽 차단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운송이 활발한 액화천연가스(LNG)도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로 액화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외부에 노출돼 있는 저장탱크 내에 일부 온도 변화가 있고 LNG가 누출되기도 한다”면서 “가와사키 중공업이 상용화한 액화수소 운반선은 액화수소를 동일한 극저온 상태에서 유지하면서 수소 누출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호주 등 주요국 대부분이 탄소중립을 선언, 수소경제 전환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조선 시장을 주도 중인 국내 조선사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중공업그룹과 함께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LNG 운반선 등을 일찌감치 개발하면서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는 화물창 등 기술력이 앞서 있다”면서 “다만 국내 조선사도 세계적인 수소경제 전환을 위해 액화수소 운반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