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오프라인 매장 재단장(리뉴얼) 작업에 돌입한다. 온라인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식품 공간을 줄이고 신선식품과 특화 매장을 늘려 집객을 극대화한다. 업계 선두인 이마트가 추진해온 리뉴얼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사업 궤도 수정에 나선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17개 점포를 리뉴얼한다. 신선식품 공간을 넓게 확보해 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휴게·체험공간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뒀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비효율 점포를 정리했던 롯데마트 역시 폐점 대신 리뉴얼로 방향을 선회했다. 롯데마트는 30여개 매장을 리뉴얼 예정이다. 노후 점포는 새단장하고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선보여 차별화를 꾀한다.
e커머스에 밀려 침체에 놓였던 대형마트가 전략적 리뉴얼에 나선 것은 오프라인 소비 회복과 배송 거점으로 활용도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 리뉴얼 점포는 고객 관점에 맞춘 미래형 테넌트뿐만 아니라 물류 기능을 강화한 온·오프라인 통합 점포로 자리 잡는 추세다.
특히 이마트가 강희석 대표 부임 이후 2년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점포 리뉴얼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오프라인 점포 재투자에 나선 까닭이다. 이마트가 지난해 리뉴얼을 단행한 9개 점포는 올 상반기 평균 매출이 26% 증가했다. 신선식품 구색 강화와 점포 물류 확충, 체험 요소 극대화가 핵심이다. 영업면적을 줄여 물류 처리를 위한 PP(피킹·패킹) 센터도 확충했지만 상품 최적화를 통해 오히려 점포 매출을 늘렸다. 올해도 18개 점포에 전관 리뉴얼을 단행한데 이어 내년에도 10여개 점포를 추가 리뉴얼할 계획이다.
이마트의 리뉴얼 전략은 실적으로 입증됐다. 올 3분기 누적 이마트 매출은 12조4265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7.6%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매출은 4조7910억원으로 7.9%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철수 매장을 제외한 기존점 역시 이마트가 1분기 7.9%, 2분기 8.3% 높은 매출 신장률을 거둔 것과 달리 롯데마트는 0.3%, 1.7%로 제자리걸음했다.
이마트의 성장에 경쟁사도 분주해졌다. 홈플러스가 내달 리뉴얼 오픈하는 인천 간석점은 식품 매대 비율을 비식품보다 많은 60%까지 끌어올린다. 대형마트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고객 집객의 핵심 카테고리인 신선식품을 중점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마트 대표 리뉴얼 매장인 월계점 역시 식품 매대 규모가 비식품보다 더 크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과 와인·반려동물 등 카테고리 킬러매장 중심으로 리뉴얼에 나섰다. 지난달 리뉴얼 오픈한 안산점은 보름여간 매출이 32.7% 늘며 성과를 입증했다. 대대적 리뉴얼을 통해 이달 문 여는 잠실점은 점포명을 제타플렉스로 바꾸고 대형 와인숍인 '보틀벙커'와 리빙전문점 '룸바이홈랩' 등 특화 매장을 새롭게 선보인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