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학의 큰 별이 졌다. 거울대칭이론의 세계적 권위자 김범식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온라인 추도식이 7일 열렸다.
김범식 교수는 1일 54세 나이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대학원에서 수학 박사를 받았다. 스웨덴 미타그레플러 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 방문연구교수를 거쳐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포항공대(포스텍)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2003년 8월부터 현재까지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2003년 제6회 젊은 과학자상, 2014년 제8회 포스코청암상 과학상, 2020년 한국과학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대수기하학, 사교기하학 및 초끈이론의 융합 분야인 거울대칭이론의 세계적 권위자다. 거울대칭이론은 우주에서 발견된 서로 무관해 보이는 현상이 거울에 비치는 것처럼 서로 관련이 있음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는 거울 대칭 이론에서 쿼지맵(Quasimap) 방법론을 창시해 기존에 특정한 대상의 연구에만 국한됐던 그로모브-위튼 불변량 계산을 일반화하고 체계적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에도 김 교수의 이론을 계승해 많은 수학자가 획기적 연구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노현호 충남대 수학과 교수는 “김범식 교수는 별세 직전까지도 GLSM 방법론을 통해 수학과 물리학을 통합해 설명할 수 있는, 현재까지 가장 일반화된 형태의 이론을 정립했다”며 “이는 수학뿐만 아니라 물리학 역사에도 한 획을 긋는 위대한 업적으로 앞으로도 김 교수 업적을 토대로 이 분야의 수많은 중요한 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개인적으로 김 교수께 대학원 시절부터 지도를 받으며 학문적 가르침 뿐만 아니라 학자로서 인간으로서 삶에 대한 큰 가르침과 깨달음을 받았다”며 갑작스런 별세를 애도했다.
금종해 대한수학회 회장(고등과학원 교수)은 “김범식 교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학자로 창의적이면서도 깊이있는 연구를 하신 분”이라며 “한국 수학계는 물론이고 세계 수학계 입장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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