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코인원·코빗 합작사 CODE(대표 차명훈)가 트래블룰 솔루션을 연내 선보인다. 별도 시스템을 구축 중인 업비트-람다256 진영과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됐다.
8일 CODE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3사가 협력해 구축한 트래블룰 솔루션을 이달 말 출시하고 내년 1월부터 가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자산이 이동할 때 보내는 이와 받는 이 신원을 중개자가 명확하게 파악하도록 의무화한 규정이다. 범죄조직이나 테러단체가 가상자산을 자금세탁 등에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9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권고안에 담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25일부터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각 가상자산거래소는 트래블룰을 준수해야 한다.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감독은 내년 3월 25일부터다.
지난 8월 빗썸·코인원·코빗은 FATF가 요구하는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을 위해 CODE를 설립했다. 3사는 CODE를 중심으로 각사에서 개발해온 솔루션을 연동하고 상호 협력하며 공동 대응하고 있다.
CODE의 트래블룰 솔루션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구축됐다. 금융기관에 특화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R3 코르다'를 사용했다. 새해 1월부터 참여할 사업자를 모집한다. 원활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가급적 '박리다매' 전략을 취한다.
업비트는 나머지 3사와 달리 독자 노선을 걷는다. 당초 CODE 설립에 동참하기로 했으나 시장 카르텔 형성 우려를 이유로 연합 전선에서 빠졌다. 대신 자회사 람다256이 개발한 트래블룰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를 쓰기로 했다.
베리파이바스프는 지난해 8월 공개 이후 얼라이언스 참여사들과 공동으로 솔루션을 구축해 1년 만에 정식 오픈했다. 국제 트래블룰 공동대응 기구 인터 VASP가 발표한 가상자산 송수신자 데이터 공유 표준 'IVMS101'을 쓴다. 업비트 해외법인을 포함 20여곳 이상 얼라이언스 참여사를 확보했다. 국내 중소 가상자산거래소 중에서도 한빗코와 에이프로빗이 베리파이바스프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업비트가 구축하는 트래블룰 시스템과 CODE 솔루션이 상호 연동 가능한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기술 호환이 되더라도 트래블룰 공조 핵심은 각사가 보유한 개인정보와 블랙리스트를 공유하는데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80% 가까이 차지하는 업비트가 데이터 공유를 거부할 경우 CODE 솔루션은 3사간 자산 이동만 가능한 반쪽짜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4개사 외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향후 CODE와 업비트 진영 중 한 곳을 고르거나, 양 쪽 솔루션을 모두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차명훈 CODE 대표는 “(업비트 측과 연동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연동은 제휴가 좌우하므로 앞으로 충분히 대화하며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