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헉'은 군용 가방 전문몰이다. 와일드헉 남상유 대표는 “헬기 및 전투기 조종사들이 실제 임무를 수행할 때 필요로 하는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한 제품들을 선보여 국내외에서 연간 수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상품은 15년 전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아파치 헬기 조종사의 요청으로 제작한 '라이언 플라잇 백팩'이다. 전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헬기용 헬멧을 넣을 수 있도록 수납공간을 넓힌 점이 특징이다. 가방 옆면에는 탈부착이 가능한 니보드 백을 추가해 활용성을 높였다. '니보드'는 비행 중인 조종사가 지도나 체크리스트 등을 참고할 수 있도록 허벅지 위쪽에 부착해 사용하는 일종의 현황판 역할을 하는 항공용품이다.
남 대표는 “처음 백팩을 제작한 이후에도 불편한 사항들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현재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면서 “최초 버전에서는 어깨 끈이 하나였지만 이후 등에 맬 수 있도록 백팩용 어깨 끈과 함께 손잡이 끈을 추가하는 등 개선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와일드헉 온라인몰 매출 중 6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은 '엔지니어 공구 가방'이다. 고객 요청사항을 반영해 조종사의 항법노트를 수납하는 '펍스백'을 엔지니어들이 공구를 보관하고 손쉽게 꺼내 쓸 수 있는 가방으로 변형시켰다. 엔지니어들은 이 가방을 별도 판매되고 있는 두꺼운 패드가 부착된 벨트에 연결해 하나의 세트처럼 사용한다.
각 항공기에 필요한 문서를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폼스 바인더'도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서류를 정리할 수 있는 기본 바인더로 자신의 이름과 비행팀 마크를 새길 수 있도록 했다. 매년 1개팀당 50~100개까지 단체 주문이 들어온다.
와일드헉은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곳의 대표 상품들은 모두 조종사나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수정, 보완을 거듭하며 개발됐다. 직접 가방 제작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빠르게 요청사항에 대응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구축, 운영 중인 와일드헉은 전체 온라인 매출에서 해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규모에 달한다. 국내에 주둔했던 미군 조종사가 해외 다른 근무지로 파견 나가서도 꾸준히 제품을 주문하고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와일드헉은 코로나19 이슈로 직접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해외 고객이 뜸해진 만큼 온라인몰을 키우는 한편 한국 군인들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남상유 대표는 “기존 제품을 개선해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한국 군인들의 요청사항을 반영한 가방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면서 “온라인몰을 통해 글로벌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한국 군인들에게 최적화된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