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혁신·안정에 무게 둔 '뉴삼성'

삼성그룹 전자계열사에 이어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다.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세대교체와 혁신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뉴삼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금융계열사 5개 중 2개 사장단을 교체하면서 '혁신'과 동시에 '안정'에 무게를 뒀다.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삼성화재는 지난 1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홍원학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최영무 사장 잔여 임기가 남은 데다가 코로나19 여파에도 상당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유임 가능성이 컸지만, 그룹 내 세대교체 바람 속에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4년생인 홍원학 사장 후보자는 용산공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학사를 취득했다. 1990년 삼성생명 공채로 입사한 홍 사장 후보자는 삼성전자 경영전략팀 상무, 삼성생명 인사팀장·특화영업본부장·전략영업본부장·FC영업1본부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겨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을 지냈다. 업계에서는 최근까지 자동차보험본부장을 지낸 만큼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삼성화재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번 인사에 대해 “내년 창립 70주년을 맞는 회사의 질적 성장과 미래사업 경쟁력 제고 등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삼성자산운용도 사령탑을 교체했다. 삼성자산운용도 이날 임추위를 열고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트레이딩부문장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후보(대표부사장)로 추천했다.

1967년생인 서봉균 대표 내정자는 한양대 도시공학 학사를 졸업하고 연세대 MBA 과정을 거쳤다. 서봉균 내정자는 모건스탠리, 씨티그룹을 거쳐 골드만삭스 한국대표를 역임하는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약 30여년간 근무했다.

반면 나머지 금융계열사 대표는 유임됐다.

부사장이던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이날 회추위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카드는 “재무 분야 전문가로서 삼성카드 대표 부임 이후 디지털·데이터 역량 기반 경영 혁신 활동을 통해 업계 내 입지를 공고히 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견인했다”고 승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10년 만에 대표 브랜드 '숫자카드' 대신 빅데이터 기반 '취향'에 중점을 둔 신규 브랜드 '삼성 iD 카드(삼성 아이디 카드)'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과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그대로 유임됐다. 전영묵 사장은 지난해 3월 선임돼 현재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1조2000억원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1년치에 육박하는 실적을 낸 점이 유임 배경으로 풀이된다. 장석훈 사장은 최근 연임이 결정됐고, 2018년 7월 배당 사고를 수습하기 위한 구원 투수로 등판한 이후 영업 정상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점이 재신임 배경으로 분석된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