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쓴소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주말 이 후보는 TK를 찾아 문 정부와 선 긋기에 열중했고, 윤 후보는 강원을 방문해 지역민심을 챙기며 상대 후보 저격에 나섰다.
3박 4일 일정으로 대구·경북을 찾은 이 후보는 '대구 경북의 아들'을 자처하면서 TK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TK가 수십년 동안 보수 정권을 지지했지만 여러분의 삶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민주당의 이재명을 지지해달라 호소했다.
이 후보의 TK일정은 경제성장과 실용주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행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한 금오공대, 경부고속도로가 준공기념탑이 있는 추풍령 휴게소 등을 방문하며 경제성장 등 전직 대통령의 인정할 공은 인정한다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비행장 이전 부지에 혁신 기업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반면에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방역 문제와 부동산 이슈 등과 관련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세계에서 방역 잘한다고 칭찬받는데 사실 여러분들이 했다”면서 현 정부가 주요 성과로 내세우는 코로나 방역을 정면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지금 서울 집값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데 수요를 억제하다 보니 동티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정부의 핵심 공약인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현 정권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윤 후보는 1박 2일간 강원도를 찾아 '강원 외손자'를 외치고, 검사 시절 강릉지청에서 근무한 이력 등을 언급하며 친근감을 강조했다.
주요 일정은 경제와 청년을 주제로 삼았다. 북한과 접경에 따른 각종 규제로 개발이 제한돼 있고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 문제를 공략한 셈이다. '강원도 살리기 현장 간담회'에는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시범적으로 강원도에 대한 중층 규제를 철폐하고 대통령령을 개정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즉각 실시하겠다”고 했다. 환경영향평가 관련 불만에 대해서도 강원도가 자율로 판단해 개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윤 후보 역시 방역 문제를 놓고 문 정부를 비난했다. 윤 후보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 어디 한두 가지겠느냐”면서 “50조원 돈을 썼지만 병상 하나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장동 의혹 관련 수사에 대해서도 “정상적 민주정부라고 할 수 없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양 후보 모두 이번 주말 행보에서도 특검 수용 의사를 강력하게 어필했다.
이 후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역 없이 수사하는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으며, 윤 후보는 “180석 당에서 빨리 야당과 특검법 협상에 들어가든지, 말장난 그만하고 빨리하자”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