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나라 첫 중견기업 국가승인통계를 발표한 가운데 지난해 국내 중견기업 수는 증가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타격이 우리나라 '경제 허리'를 담당하는 중견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은 13일 '2020년 중견기업 기본통계'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산업부와 통계청은 올해부터 기업통계등록부(SBR) 기반으로 작성한 중견기업 기본통계를 발표했다. 기업통계등록부는 다양한 행정·조사 자료를 연계해 구축한 국내 모든 기업체를 포괄하는 모집단으로 각 부처 기업통계와 경제지표 생산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중견기업 기본통계는 국가승인통계로 정부는 중견기업 수·매출액·업종별 분포 등 일반현황과 함께 투자·채용 등 중견기업 경영상황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통합해 매년 제공할 예정이다.
통계조사 결과 지난해 중견기업 수는 5526개로 전년 대비 519개 증가했다. 중견기업 중 7개 기업집단(107개사)이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중소기업 중 643개는 중견기업으로 진입했다.
중견기업 매출액은 770조원으로 비제조 업종을 중심으로 일부 증가했지만 전년 대비 약 11조5000억원 감소했다. 제조업에서 중견기업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매출 규모별로는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은 1.9%(107개)다.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초기 중견기업이 89.4%(4943개)로 나타났다.
중견기업 종사자수는 157만8000명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제조업에서는 소폭 감소했지만 물류·도소매 등 비제조업 종사자수 증가로 전년 대비 9만2000명 증가했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중견기업 비율은 23.3%로 전년 대비 4.0%포인트(P) 증가했다. 특히 제조 중견기업은 40.2%가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혀 전년 대비 13.3%p 늘었다. 신사업 추진 분야는 미래차(28.3%)가 가장 많고, 바이오헬스(13.7%), 친환경(12.0%), 에너지(11.9%) 등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실적은 26조6734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으나, 전체투자 중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28.9%로 전년 대비 1.6%p 증가했다.
투자계획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 투자계획은 축소될 전망이지만 R&D 투자금액은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해 알고 있는 중견기업은 58.5%로 과반이 인지하고 있으며, 이미 ESG경영을 도입한 중견기업은 19.7% 수준이다. ESG 경영을 도입한 이유로는 기업 이미지 개선(34.8%), 매출 증가·원가절감 등 경영성과향상(19.9%), 지속가능성 확보(18.8%)를 꼽았다.
산업부는 이번 통계로 그동안 이원화됐던 중견기업 통계를 일원화해 체계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은 “우리 중견기업은 전체 기업의 1.4%에 불과하지만 전체 고용의 13.8%, 매출의 16.1%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 허리”라면서 “이번 기본통계 발표를 계기로 중견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폭넓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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