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11년만에 앱 개편...'가격비교' 도입한다

위메프가 고도화된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메타쇼핑'을 선보이며 재도약에 나선다. 가격과 배송 경쟁이 주를 이루는 e커머스 생태계에서 차별화한 IT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위메프 11년만에 앱 개편...'가격비교' 도입한다

23일 위메프는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11년 만에 전면 개편한 '메타쇼핑'을 선보였다. 메타쇼핑은 23만개 쇼핑몰, 총 7억개 상품에서 수집한 메타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머스 플랫폼이다. 상품기획자(MD)가 보유한 큐레이션 역량(휴먼)과 인공지능(AI)이 수집·분석한 '메타데이터' 기술(테크)을 더한 '휴먼+테크' 시너지를 내는 게 골자다.

기존 네이버, 다나와 등 플랫폼 경쟁업체들이 가격 비교에만 초점을 뒀다면 위메프는 상품 주요 특징과 스타일 등 세부 정보를 비교·분석한다. 디지털·가전, 패션 등 특정 카테고리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카테고리 상품에 적용한다.

예를 들어 '냉장고'를 검색하면 가격대나 특정 기간을 기준으로 이용자들이 많이 찾아 본 제품의 브랜드, 보관 용량, 도어 수, 부가 기능, 디자인 등 주요 정보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스타일이 중요한 패션·잡화·뷰티 카테고리는 '스타일비교' 기능도 선보인다. 이용자에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을 보여주고 원하는 색상, 소재 등을 골라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위메프는 수년간 관련 인재를 꾸준히 영입하고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해왔다. 메타쇼핑 구현을 위해 원형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레이크'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구축하고 여기에 모인 데이터를 분석하는 솔루션인 '검색AI' 기술도 완성했다.

하송 위메프 신임 대표이사 사장
하송 위메프 신임 대표이사 사장

특히 지난 2월 취임한 하송 대표가 '큐레이션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선언한 이후 더욱 속도를 냈다. 하 대표는 취임 직후 “업계 최고 수준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철저하게 사용자(User)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위메프는 온라인 커머스 활성화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쿠팡, 네이버, SSG 등 경쟁사에 밀려 정체기를 보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수혜로 경쟁사들은 외형 성장을 이룬 반면 위메프는 매출이 줄며 차별화 전략이 부재하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위메프의 매출액과 영업손실액은 각각 3864억원, 540억원이다. 영업손실액은 1년 전인 2019년(757억원) 대비 29% 개선됐지만 매출은 같은 기간 17%나 줄어들었다. 주요 e커머스 기업들이 오픈마켓과 직매입 형태로 재편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 탓에 위메프는 기존 사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메타쇼핑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최저 수수료(2.9%)와 무료 멤버십 론칭에 이어 이번 앱 개편으로 고객과 입점업체들의 발길을 되돌리겠다는 포석이다.

하송 위메프 대표는 “기획과 운영 역량이 중요한 큐레이션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메타데이터 등 R&D 투자를 강화해 이용자에게 최적의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커머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위메프 최근 3년 실적 추이

(단위=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위메프 11년만에 앱 개편...'가격비교' 도입한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