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원재료 시장 분석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고 구매 역량 강화에 나선다. 인공위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고도화된 AI를 적용, 분석해 보다 정확한 시세 예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인공위성으로 수집한 현지 기후, 생육 현황 등 빅데이터를 일 단위로 축적하고 이를 AI 분석 과정을 거쳐 곡물 작황(재배량 변동)을 예측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예컨대 옥수수가 많이 재배되는 지역의 인공위성 데이터를 통해 지표면 온도나 습도, 대기 질 등 곡물 식생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경로로 모은 데이터를 결합해 곡물 생산량 정보에 대한 오차를 줄여 구매 단가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밀(원맥)과 원당 등 주요 원자재 곡물의 경우 국내 식품사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역시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밀가루 원료를 수입하고 있고 원당 또한 호주 브라질 등에서 구매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곡물 가격이 출렁이지만 CJ제일제당은 선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AI 알고리즘을 통한 가격 예측시스템이 빛을 발하며 구매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의 곡물 원자재 구매 비중은 한해 기준 4조원을 웃돈다. 이 중 식품 원료로 사용하는 원당, 대두, 원맥, 옥수수 등 4대 작물의 3분기 기준 누계 구매액은 1조5000억원 이상이다. 곡물가를 예측한다면 상당한 원가 절감을 거둘 수 있어 정교한 분석이 필수다. 대부분 식품업체가 현물 거래를 주로 하는 반면 CJ제일제당은 선물 거래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 선물 거래는 시황 분석과 구매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위험 부담이 매우 커진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Global MI Room'(국제 시장 분석실)을 갖추고 국제상품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국제 시장 분석실에서는 국제 시장에서 거래하는 원재료와 국내 농산물, 환율과 유가 등 종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 플랫폼과 현물·선물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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