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싱가포르와 디지털동반자협정(DPA)을 타결했다. '한-싱가포르 DPA'는 우리나라 최초 디지털 통상협정으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디지털 통상 규범 정립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싱가포르에서 탄시렝(Tan See Leng)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제2장관과 '한-싱가포르 디지털동반자협정' 협상 타결 공동성명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통상협정은 인터넷 등 전자 방식으로 이뤄지는 국가 간 교역에 대한 무역 규범이다. 전자상거래 원활화, 디지털 비즈니스 활성화, 디지털 제품 무관세 및 비차별 대우, 소비자 보호 및 사이버 안보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는다. 디지털 통상협정이 체결되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상품 거래를 빠르고 안전하게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음악·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와 교육·금융·의료 컨설팅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국가 간에 원활하게 공급한다.
산업부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간 디지털동반자협정 타결로 신남방 국가와 디지털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 11위 교역 상대국이자 국제금융허브 도시다. 싱가포르를 통한 신남방 국가들에 대한 디지털 분야 진출에도 긍정 효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한-싱가포르 DPA에는 무역 규범 요소뿐 아니라 양국 간 디지털 협력에 관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핀테크 등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디지털·비대면 방식 수출이 증대하고, 중소·창업 기업 아세안 진출 기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라자다(Lazada), 쇼피(Shopee) 등은 아세안 지역에서도 가장 큰 규모와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케이-푸드(K-food), K-뷰티 등 우리 제품 수출과, 한류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제품·서비스 수출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아·태지역 및 글로벌 디지털 통상 규범 정립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싱가포르는 높은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통상협정 체결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이번 협정으로 우리나라가 가입을 추진하는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협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는 앞으로 협정문 법률검토 등 서명을 위한 국내 절차를 진행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한-싱 DPA 협정문에 정식 서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싱가포르 DPA에 포함된 협력 조항이 호혜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협력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기관간 양해각서(MOU) 교환도 추진한다. 디지털 통상과 관련해 핀테크·중소기업·사이버 보안·디지털 표준 등 이미 4개 약정이 체결됐다. 이번 한-싱가포르 DPA 협상을 계기로 단일통관시스템, 인공지능(AI) 등 추가 협력을 논의한다.
여한구 본부장은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은 개방경제 국가로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양자 FTA에 더해 이번 DPA로 본격적인 글로벌 디지털 통상 규범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