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서두르는 연준, 추가 인상 여지 커진 한은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소 내부 스크린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발언하는 모습이 송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소 내부 스크린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발언하는 모습이 송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시장 예상대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와 기준금리 인상 일정을 앞당겼다. 한국은행도 물가와 가계부채, 원화가치 하락 등을 고려해 내년 3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2배 높여 내년 3월 테이퍼링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매달 15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에서는 내년 3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인됐다. 위원 18명 중 다수가 내년 기준금리가 0.75∼1.00% 수준에 이른다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0.00∼0.25%)를 고려하면 0.25%포인트(P)씩 3차례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내년 추가 기준금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정책금리가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유출 등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며 사실상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번 FOMC 결과에 따라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중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고 하반기에 추가로 한 두차례 더 인상할 수 있다고 봤다. 금융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대응을 고려하면 추가금리 인상이 유력한데 미국 금리 인상 일정까지 앞당겨진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힘이 실린 분위기다.

한편 FOMC 회의 이후 국내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박종석 부총재보 주재로 회의를 열고 FOMC 회의 결과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박 부총재보는 “이번 FOMC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국제 금융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향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앞으로 상황을 계속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필요하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