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 교수 "메타버스가 향후 20년 이끈다"

정지훈 교수 "메타버스가 향후 20년 이끈다"

“20년 주기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변곡점이 도래합니다. 1980년대부터 PC와 윈도, 인터넷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입니다. 향후 20년을 이끌 새로운 선수는 메타버스입니다.”

정지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는 16일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한 '디지털 리더십 포럼 조찬강연회'에서 2040년까지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대체불가토큰(NFT), 웹 3.0이 ICT를 관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ICT 산업은 새로운 하드웨어가 등장하고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는 방식으로 사이클이 만들어졌다며 PC와 모바일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쳤다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출시한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가 메타버스 시대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본격적 VR 기기 대중화와 메타버스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선 이용자 1억명 정도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아이폰이 136만대 판매된 2007년만 해도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2012년 판매량이 1억대를 돌파하며 본격적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다”며 “오큘러스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내년에 애플이 새로운 VR기기를 선보이는 등 하드웨어 보급이 확산될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갖춰 2025년이 되면 많은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메타버스와 모바일은 한동안 병립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PC·모바일이 초래한 변화와 달리 메타버스가 주도하는 변화는 다를 것이라는 게 정 교수 예측이다. 메타버스는 PC·모바일과 달리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앞서 등장했기 때문에 변화의 속도와 크기가 빠르고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로 로블록스와 포트나이트, 제페토 등 비대면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며 “사회 위협에 의해 사용을 강요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이어 “강요받았을 때 세상은 제일 빨리 변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제반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먼저 접했다”며 “사람 생활 습관을 바꾸기가 제일 어려운데 새로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수용할 준비가 된 것”이라며 메타버스가 주도하는 변화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지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
정지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