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를 누비는 한국 낭자군의 전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올 시즌 미국 무대에서 5승을 거두며 시즌 상금랭킹 1위에 오른 고진영을 비롯해 박인비, 김효주 등 위너스멤버가 모두 건재한 가운데 LPGA Q스쿨 '수석' 안나린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간판 최혜진, LPGA 2부 투어 격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경험을 쌓은 홍예은이 합류했다. 검증된 신예들의 가세로 미국무대를 누비는 한국 낭자군의 우승레이스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 1988년 구옥희 선수가 미국무대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4년 만에 LPGA투어 통산 201승을 일궈낸 한국낭자군이 2022년 시즌에는 어떤 기록을 써내려갈지 골프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인 신인왕, 11년 만에 끊긴 메이저 우승... '끊긴 계보 부활'
안나린의 Q스쿨 수석합격 소식과 함께 한국인 신인왕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한 층 커졌다. 안나린은 지난 13일(한국시간), 2주간 8라운드 144홀 경기로 치러진 LPGA Q스쿨 시리즈에서 최종합계 33언더파 541타로 1타차 우승을 차지하며 수석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2015년 김세영을 시작으로 2016년(전인지), 2017년(박성현), 2018년(고진영), 2019년(이정은)으로 이어진 한국인 신인왕 계보를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2년 시즌은 역대급 신인왕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벌써부터 전 세계 골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시즌이 단축 운용되면서 지난해에는 신인왕 수상자를 정하지 않았고 올해 2020년과 2021시즌 신인들을 대상으로 가린 신인왕을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이 차지하면서 한국 낭자군의 신인왕 계보가 끊겼다.
안나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Q스쿨에서 수석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2017년 KLPGA투어에 데뷔한 뒤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안나린은 올 시즌 상금랭킹 9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 10월 부산에서 개최된 LPGA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며 LPGA투어 경쟁력을 증명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최혜진도 미국무대 신인왕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KLPGA투어 대상을 휩쓸며 통산 10승을 기록한 최혜진은 지난 201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경쟁자도 만만치않다. 전 아마추어 랭킹 1위 폴린 루생 부사르(프랑스)와 올 시즌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신인왕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주요 경계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부사르는 이번 Q스쿨에서 마지막 날 안나린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2위에 그쳤지만 3라운드부터 7라운드까지 줄곧 선두를 달리며 만만치않은 실력을 뽐냈다. 세계랭킹 14위로 신인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 순위를 자랑하는 후루에 아야카(일본)와 지난 2019년 초청선수 신분으로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시부노 히나코(일본) 역시 한국 낭자군이 다시 한번 신인왕 계보를 이어가기 위해 넘어야 할 선수들이다.
11년 만에 끊어진 메이저 대회 우승기록도 다시 이어가야 할 기록이다. 올 시즌 한국 낭자군이 수집한 7개의 우승컵에 메이저 우승 트로피는 없었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시즌 5개 메이저 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2022시즌, 역대 시즌 최다 우승기록 경신 기대
올 시즌 한국 낭자군은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최강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힘을 쓰지 못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고 시즌 중반이 넘어선 8월 말까지 3승에 그치며 태국 등 동남아 국가의 기세에 밀리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클래스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9월부터 고진영이 무려 4승을 쓸어 담으며 7승을 기록, 8승을 거둔 미국에 이어 최다승 국가 2위로 시즌을 마쳤다. 2022 시즌에는 안나린과 최혜진, 홍예은이 가세하면서 한국 낭자군의 전력은 더욱 강해졌다. 시즌 15승을 합작하며 한 시즌 역대 최다승 기록을 세웠던 2015년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꿈이 아니라는 평가다.
정미예기자 gftra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