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막판까지 네거티브 흐름 우려…'막하막하' 대결

대선 막판까지 네거티브 흐름 우려…'막하막하' 대결

20대 대통령 선거 레이스가 '막하막하(莫下莫下)' 대결로 흐르고 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오명에 후보자 가족들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 혼전 상황이 펼쳐지는 중이다. 20대 대선 끝까지 '네거티브 공세'가 계속되고 결국 지지층 이탈과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내내 여야는 상대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와 비난을 쏟아부었다. 여야 모두 가족과 얽힌 '후보자 자질 검증'을 명분으로 흠집내기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19일 현안 브리핑을 하며 “'개사과시즌2'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윤 후보는 지난 4일간 부인 김건희씨의 의혹에 대리사과, 해명없는 억지사과, 질문 안받는 회피사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나아가 '사과했으니 더 묻지 말라'는 오만불손한 태도로 '개사과 시즌2'를 연출하며 국민을 더욱 실망스럽게 하고 있다”며 “윤 후보와 김건희씨의 오기 사과와 태도를 받아들이고 이해할 국민은 없다”고 비판했다.

허정환 국민의힘 선대위 부대변인은 “아들이 불법 도박에 빠진 시기에 수천만 원의 돈이 들어갔으므로 이 후보의 증여가 장남의 도박자금에 쓰였을 것이라는 의혹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귀결”이라며 “이재명 판 '아빠 찬스'이자 '내가 하면 합법 증여고 남이 하면 부의 대물림'”이라고 지적했다.

허 부대변인은 “이 후보는 장남뿐 아니라 차남에게도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 차남 이윤호 씨 예금 또한 2018년 1785만원에서 2020년 6864만원으로 4983만원이나 늘어났다”며 “두 아들에게 증여한 규모와 시기, 증여 관련 서류 일체를 국민들에게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후보 지지율도 출렁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35%, 이재명 후보는 36%를 기록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윤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후보의 아들 논란은 지난 16일 발생한 것으로 추후 지지율에 영향이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선 경쟁이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매일 새로운 리스크가 터지면서 “기가막히다”는 평가다. 결국 후보자 자질검증과 가족 리스크가 대선 끝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최 원장은 “가족 리스크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하지만 가족들의 문제가 일정 범위와 정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후보 자질과 직결된 문제라 검증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중도의 혼란스러움과 당혹스러움이 마지막까지 표심을 유보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지지층 투표율은 하락하고 중도층이 막판에 지지하는 쪽이 정권을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대선은 미래 가치에 대한 투표다. 미래는 없고 도박, 가짜경력 등의 이야기만 나오니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앞으로 대선 정국이 정책, 공약보다는 네거티브 공세가 더 많이 펼쳐질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다만 중도층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스윙보터들은 이익을 중심으로 정치행위를 하기 때문에 도덕성 논란은 큰 역할을 안 할 것”이라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만큼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