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대체육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주요 식품사들은 외식 메뉴, 간편식, 밀키트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대체육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이에 국내 대체육 시장은 전체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초기 단계를 넘어 성장기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체육 시장은 글로벌 기준 올해 6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국내의 경우 올해 15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35% 이상 성장한 수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프레시지는 글로벌 대체육 전문업체 브이투푸드(v2food) 제품을 활용한 대체육 밀키트를 출시하고 대체육 사업 본격화에 나선다. 브이투푸드의 대체육은 실제 육류와 같은 식감과 맛으로 구현했고 영양 성분상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유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프레시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대체육을 밀키트와 결합해 소비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두유 머쉬룸 리조또'를 비롯한 총 4종으로 새해 1분기 중 추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출시 메뉴는 결정되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차세대 조미소재를 개발해 대체육 시장 저변 확대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맛 소재 분야에서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 향 소재 분야에서 '플레이버엔리치(FlavorNrich)'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첨가물이나 인위적 공정 없이 식물성 대체육의 고기 식감 및 향 구현에 필요한 식품소재다. 지난해 5월 출범한 테이스트앤리치는 1년간 누적 매출액 200억원을 넘겼으며 현재 33개국의 120여개 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엔 테이스트엔리치를 활용한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비고 만두'와 채식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했다. 새롭게 출시한 제품은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국내용 2종(오리지널·김치), 수출용 2종(야채·버섯)과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 총 5종이다. 내년 플랜테이블 제품을 늘리고 미주와 유럽, 할랄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육류의 경우 검역 문제로 수출 규제가 많지만 플랜테이블은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전 세계 국가로 진출도 가능하다.
국내 최초 비건레스토랑도 내년 문을 연다. 농심은 자사 대체육 브랜드 이름을 딴 '베지가든 레스토랑'을 새해 4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열 예정이다. 베지가든은 농심연구소와 태경농산이 독자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가정간편식(HMR)에 접목한 브랜드다. 베지가든 레스토랑에서는 농심이 그간 베지가든 제품을 만들며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전문 셰프와 함께 개발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대체육은 탄소배출이 높은 축산업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어 ESG 강화 측면과 소비자 수요 증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시장”이라며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든 만큼 향후 대체육 자체 상품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