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의료 수출이 임박했다. 서울대병원이 쿠웨이트와 1조4000억원 규모의 병원 위탁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의료 수출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의료 수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쿠웨이트 뉴자흐라 병원 위탁운영 사업 수주가 임박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쿠웨이트 실사를 마쳤으며 이르면 새해 1월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19년 12월 해외의료기관을 제치고 쿠웨이트 뉴자흐라 병원 위탁운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의료진 파견이 어려워지면서 프로젝트가 지연됐다. 뉴자흐라 병원은 쿠웨이트 자흐라 메디컬시티에 위치한 신축병원으로, 1234개 병상을 갖춘 대형 병원이다.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과 비교해도 병상 수만 5배 가까이 많다.
사업 수주 시 운영 예산은 5년 동안 1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계약 규모만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의료 수출 단일 프로젝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서울대병원은 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시설 운영과 병원 경영, 병원정보시스템 구축, 의료진 교육을 포함한 병원 운영 전반을 수행하게 된다.
서울대병원이 중동 지역 병원 위탁 운영은 두 번째다. 서울대병원은 2014년 8월 UAE 종합병원인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을 5년 동안 위탁 운영하는 계약을 맺었고, 2019년 5년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이 해외 종합병원급 위탁운영권을 따낸 첫 사례다. 서울대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등 170여명의 의료진을 직접 파견, 서울대병원 의료시스템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20일 “의료 기술, 진료 프로세스, 인력, 운영 노하우, 정보기술(IT) 등 의료기관 시스템 전반을 전수하는 것은 한국 의료의 우수성과 병원 경영 역량에 대한 신뢰를 보여 주는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지난해 위탁운영 계약 체결을 추진하다가 코로나19로 중단된 이후 최근 다시 움직임이 재개됐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현지 봉쇄 정책이나 의료진 파견 여력 등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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