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역대 최다 신임 임원 발탁...장남 승진 승계 속도

CJ그룹, 역대 최다 신임 임원 발탁...장남 승진 승계 속도

CJ그룹이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27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임원 직급 단일 개편안을 처음 적용한 것으로 창사 이래 최다 인원인 53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또한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신임 리더가 승진하며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27일 CJ그룹은 주요 계열사 CEO 전원을 유임하고 53명의 신임 임원(경영리더)를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2년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CJ프레시웨이, CJ푸드빌 등 대다수 계열사의 CEO를 교체하면서 변화 속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부터 임원 직급이 사장 이하 상무대우까지 모두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 적용됐다. 신임 경영리더는 53명으로 2020년 19명, 2021년 38명 대비 대폭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30대 임원 4명을 비롯해 1980년 이후 출생자 8명(15%)이 포함됐으며 평균 연령은 45.6세로 전년(45세)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성 신임임원 약진도 두드러졌다. 역대 최다인 11명(21%)의 여성이 신임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글로벌(11명), 전략기획(6명), 신사업(5명), e커머스·IT·디지털(4명) 등 그룹 미래성장을 위한 분야에서도 신임 임원이 다수 나왔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식품전략기획 1담당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식품전략기획 1담당

이번 인사에서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신임 리더(식품사업부문 식품전략기획 1담당)는 입사 12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누나인 이경후 CJ ENM 리더(부사장)가 승진하면서 올해 이 담당의 승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돼 왔다. 두 자녀가 중책을 맡아 경영을 이끌게 되면서 CJ그룹의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자녀의 승계 재원으로 알려진 CJ올리브영이 새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들 남매는 작년 말 CJ올리브영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로 보유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해 각각 391억원, 1018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CJ지주 신형 우선주(CJ4우)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올 3분기에만 이경후 리더는 신형 우선주를 6만2209주를, 이선호 리더도 9만2188주를 매수했다. 이들이 보유한 우선주 지분율은 각각 24.19%, 25.16%에 달한다.

신형 우선주는 당장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이다.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돼 승계 수단으로 사용된다. 또 지분 승계 과정에서 증여세를 줄일 수도 있다. CJ지주의 신형 우선주는 오는 2029년 1월 1일 보통주로 전환된다.

CJ 관계자는 “올해 신임 임원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중기비전 실행과 그룹 차원의 공격적 인재경영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특히 신사업 분야에서 젊은 인재 발탁을 늘려 그룹의 미래성장을 견인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