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TV 혁신 역사 써온 '올레드 TV' 명가 LG전자

LG전자 LG 올레드 TV
LG전자 LG 올레드 TV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이후 글로벌 TV 시장은 성장을 거듭했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데다 도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수요를 견인했다. 코로나19 유행이 1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TV 시장 수요도 변화가 일고 있다.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코로나 특수'도 시들해진 탓이다.

글로벌 TV 시장이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락세)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홀로 승승장구하는 영역이 있다. 바로 '올레드 TV' 시장이다.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TV업체의 시장 공략도 가속화된다. 시장을 주도하는 LG전자 역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 4K HDR 올레드 TV
세계 최초 4K HDR 올레드 TV

◇세계 최초부터 세계 최고까지…LG '올레드 TV'

LG 올레드 TV는 LG전자를 기술 선도기업 위치에 올려놓는 데 기여했다. 1927년 미국의 필로 판스워스가 최초의 브라운관(CRT) TV를 개발하며 시작된 TV의 역사는 1983년 세이코 엡손이 LCD TV를, 1992년 후지쓰가 PDP TV를 출시할 때까지만 해도 해외 업체가 기술을 선도했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전자식 TV가 등장한 지 86년 만인 2013년 세계 최초로 올레드 TV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LG 올레드 TV는 전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LG전자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혁신 TV 기술을 상징하는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최초 8K 올레드 TV 88형
세계 최초 8K 올레드 TV 88형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 올레드 TV는 올해 3분기에 2013년 첫 출시 이후 누적 출하량 기준 1000만대를 넘어섰다. 누적 500만대를 넘기기까지는 7년 가까이 소요됐는데, 이후 1000만대 돌파까지는 채 2년이 걸리지 않았을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총 263만50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출하량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지난해 연간 출하량마저도 이미 넘어섰다. 올해 출하량은 작년의 2배인 400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LG 올레드 TV가 최고 프리미엄 제품군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성장세는 의미가 크다. 올해 3분기 세계 TV 시장에 판매된 LG 올레드 TV의 평균판매단가(ASP)는 1863.5달러(약 219만원)다. 세계 시장에 판매되는 LCD TV ASP인 643.5달러(약 75만원)의 3배에 달한다.

세계 최초 롤러블 올레드 TV
세계 최초 롤러블 올레드 TV

LG 올레드 TV는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기술로 구현하는 압도적 화질과 유연한 폼팩터가 특징이다. 2013년 첫 출시 이후 △2015년 4K(3840x2160) HDR OLED △2017년 두께 4㎜가 채 안 되는 월페이퍼 OLED △2019년 세계 최초 8K(7680x4320) OLED △2020년 세계 최초 롤러블 OLED △2021년 OLED 에보 등을 지속 선보이며 올레드 TV를 앞세워 TV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 주도 올레드 TV, 프리미엄 시장 대세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이 올레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1500달러(약 176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올레드가 차지하는 출하량 비중은 35.8%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20%대 수준에 불과하던 올레드 비중은 2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올라갔다. 올 4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월페이퍼 올레드 TV
월페이퍼 올레드 TV

반면 재작년 70%를 상회하던 LCD TV 점유율은 올 3분기 64.2%까지 떨어졌다. 특히 LCD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으로 줄곧 30% 중후반대 점유율을 기록하던 QLED TV는 점유율이 31.5%로 떨어지며 OLED와 역전 현상을 보였다. 올 들어 OLED TV 출하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프리미엄 고객 수요가 OLED에 집중된 탓이다.

업계는 올레드 TV의 골든크로스 현상을 두고 TV 시장의 무게 중심이 LCD에서 OLED로 본격 이동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올레드 TV를 출시한 지난 2013년 이후 8년여 만에 거둔 결실이다. LG전자는 세계 올레드 TV 가운데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에 연간 판매되는 약 2억2000만대 TV 가운데 1500달러 이상 가격대에 해당하는 제품은 1100만대 수준이다. 수량 기준으로는 전체의 5%에 불과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최신 기술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구간이라 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것은 의미가 크다. 1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점유율은 60%를 상회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 TV가 성능에서는 이미 경쟁 제품을 압도하고 있는 만큼, 양적 성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에 진입하게 되면 TV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올레드 TV LG 올레드 에보
차세대 올레드 TV LG 올레드 에보

◇TV 시장 피크아웃에도…올레드는 '나홀로 독주'

옴디아는 올 하반기 글로벌 TV 시장이 피크아웃에 접어들며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하락한 1억20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펜트업 효과가 사라지며 시장이 다소간 진정 국면에 들어선다는 예상이다.

주목되는 것은 올해 들어 지난해의 두 배 가까이 팔리고 있는 올레드 TV가 TV 시장 정체와는 무관하게 하반기에도 여전히 빠른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점이다. 옴디아는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올레드 TV 출하량을 580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6월 말에 610만대로 한 차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650만대로 다시 한번 상향 조정하며 기대 이상의 빠른 성장을 전망했다.

올해 3분기 전체 올레드 TV 출하량은 지난 분기보다 더 늘어나 153만9000대를 기록했다. 분기 출하량은 2분기 연속 150만대를 넘겼다. 지난해 3분기 출하량보다 65% 이상 늘어난 수치다.

TV 수요가 연중 최고에 달하는 4분기에는 세계 올레드 TV 출하량이 사상 처음으로 200만 대를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TV 시장에서 올레드가 차지하는 금액 비중도 직전 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

2013년 LG전자가 유일했던 올레드 TV 제조사는 올해 20곳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도 내년 초 퀀텀닷 기술을 접목한 QD-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올레드 TV 시장의 성장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