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애플리케이션 마켓컬리가 본격적인 상장 채비에 나섰다. 투자자가 보유한 전환우선주 등 종류주식을 보통주로 전환을 완료했다. 새해 1월 말 통일증권 교부를 마치고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29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최근 투자자 전환우선주식과 종류주식 등 우선주를 일제히 보통주로 전환을 마쳤다. 보통주 전환과 함께 상장 청구를 위한 통일증권 발행 절차에 들어갔다.
컬리가 발행한 보통주는 약 3778만주가 유통된다. 컬리는 이달 들어 총 2752만여주에 이르는 우선주를 일제히 보통주로 전환했다. 지난 20일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역시 보통주로 2500억원을 투자했다.
앵커PE는 이번 투자에서 컬리 기업가치를 직전 투자 대비 약 1.5배 높게 책정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PE가 책정한 컬리 기업가치는 약 4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컬리는 앵커PE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직후 통일증권 발행에 나섰다. 통일증권 발행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진행되는 절차다. 새해 1월 24일부터 전자증권 방식으로 교부되며 즉시 유통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1월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 청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컬리 몸값이 약 6조~7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가치가 수조원에 달하는 대어급 기업이 대거 새해 상반기 상장을 예고하면서 공모시장이 달아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컬리가 내년 상반기로 상장 시점을 잡은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부족했던 과거와 달리 공모시장에 유동성이 충분하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등 초대형 IPO 안팎으로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기대만큼 흥행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수적인 시각도 있다. 올해 주요 이커머스 기업의 영업적자 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컬리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이 지난 2년간 1000억원이 넘는다. 여타 경쟁사 대비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 특히 컬리가 강점을 지닌 새벽배송 서비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자금 확보가 시급하다.
벤처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컬리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상장을 전후해 설비 투자와 함께 유관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늘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컬리는 앵커PE로부터 투자 유치 직후 드라이아이스 제조설비업체 빅텍스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드라이아이스 제조를 컬리에 내재화해 경쟁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간편식(HMR) 제조업체와 협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앵커PE가 지분 60% 이상을 보유한 프레시지와 협업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전통 유통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HMR업체 입장에서도 수수료율 개선을 위해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이 불가피한 만큼 향후 컬리발 투자 확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컬리 상장 전 기업가치 추이
자료:KTB투자증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