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우리나라가 향후 본격적인 우주개발에 앞서 귀중한 경험을 얻은 해가 됐다. 10월 21일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가 이뤄졌다. 과거 '나로호(KSLV-I)' 발사 경험이 있지만, 우리 기술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성공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목표한 지상 700㎞ 높이에는 도달했지만, 엔진이 조기 정지된 탓에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에는 실패했다. 비행 과정의 부력 증가를 고려하지 않은 헬륨탱크 고정장치 설계가 산화제 누설과 엔진 조기 정지를 부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독자 개발한 75톤 엔진, 엔진을 여러 대 엮어 추력을 높이는 클러스터링 기술 등을 비롯해 발사체 곳곳에 쓰이는 핵심기술을 우리 손으로 이룩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300여개 국내 기업이 힘을 합쳐 37만개 부품을 국산화했다.
누리호 2차 발사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다만 내년 5월로 예정됐던 발사는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1차 발사에서 보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설계 변경이 이뤄진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