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프로 게임단이 프로 스포츠 근간인 지역연고제 도입을 추진한다. 한 도시에 기반을 두고 구단이 지역사회와 가깝게 스킨십하는 제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e스포츠 프로구단의 지역 연고제가 논의되고 있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올림픽 참가 가능성이 논해지는 상황에서 1020세대와 수도권에 집중된 저변을 확장할 필요성이 대두한 까닭이다.
e스포츠 지역 연고제 도입에 찬성하는 측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할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공략을 통해 e스포츠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e스포츠는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평가되지만 수익성은 걸음마 단계다. 수익을 내기보다는 외형을 키우는 단계다. 주요 종목 선수 몸값은 가파르게 수준으로 올라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e스포츠는 인기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거나 리그 성적에 따라 팬이 이탈하는 경우가 잦다. 선수가 아닌 구단에 애정을 쏟을 고정팬을 획득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역 연고제를 검토하는 것이다.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내 팀, 우리 팀'으로서 아이덴티티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올해 샌드박스게이밍은 게임단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와 연고협약을 맺으며 연고제를 검증한다. 지역 e스포츠 경기장 '브레나'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게임단에서 근무할 인재를 지역에서 채용한다. 또 지역 내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새 종목 프로팀도 창단하며 지역과 결합도를 높일 계획이다. 부산시는 샌드박스게이밍을 '프로 야구 롯데 자이언츠처럼 부산 지역에 연고를 둔 게임단'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역 연고제에 미온적인 반응도 존재한다. e스포츠가 지역에 뿌리를 두고 사업을 전개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경기장 없어도 온라인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e스포츠 특징을 스스로 부인하는 격이라고 설명한다.
경기와 팬이 집중된 수도권 이외 지역에 터전을 둘 경우 팬미팅이나 훈련, 경기 일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견도 있다. 가장 큰 e스포츠 리그인 'LCK'의 경우 서울 종로구에 공식 경기장이 위치한다. 기성 프로 스포츠에서 수도권을 선호하는 선수가 많다는 점에서 인재 영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연고제를 공식화한 국내 리그는 없다. 해외 e스포츠 중 '오버워치'가 연고제를 채택하고 있다. 연고의식이 강한 북미를 기반으로 확대한 형태다. 아직 고교, 대학 풋볼팀처럼 확고한 연고의식이 감지되지 않는다. 리그 오브 레전드 중국 리그도 도입을 시도했지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