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확대되는 정부 출자에 대응하고 유니콘·데카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중 민간자금이 벤처투자로 흘러들어와야 합니다. 민간자금의 저수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민간 모태펀드 도입이 시급합니다.”
김형영 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투자시장의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발전을 동시에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민간자금의 벤처투자시장 유입 확대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정부 출자가 커질수록 민간자금 유입 역시 반드시 확대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시중 유동자금이 벤처투자와 같이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국가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분야에 투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민간자금 유입 확대를 위해 획기적인 세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도 벤처투자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이 있지만 여전히 기술·지식기반 창업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일반법인의 벤처투자에도 양도차익을 비과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VC)이나 기금운용 법인, 개인 등에는 벤처펀드 출자지분 매각 이후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최근 벤처펀드에 출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 일반법인에도 비과세 혜택을 제공해 민간 영역의 벤처투자 동력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모태펀드 결성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세컨더리(구주유통)펀드, 인수합병(M&A)펀드 등 공공 모태펀드의 출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민간 모태펀드가 보완할 수 있다. 민간 모태펀드의 결성 주체가 될 출자자에 혜택을 제공하고,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는 대형펀드를 결성해 개별 자펀드에 주도적인 출자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벤처투자시장의 질적 발전을 위한 방안도 내놨다. 특히 대형화, 글로벌화하는 최근 벤처투자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7년으로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벤처펀드 존속 기간을 10~12년 또는 만료 기간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펀드가 장기화되는 만큼 자연스레 중간 회수를 위한 장치 역시 보완해 나가며 추진할 과제”라고 말했다.
협회에서는 벤처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과제를 각 당 대선주자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추가적인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김 부회장은 “벤처캐피털은 혁신의 후원자이자 동반자, 그리고 인내자본의 전향”이라면서 “현재보다는 미래에 압도적인 비중을 두는 사업인 만큼 지속적인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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