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판이 LG이노텍 '알짜 사업'으로 부상했다. 카메라 모듈 사업보다 영업이익률이 높고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LG이노텍은 기존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기판 분야에서 다양한 신성장동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최근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FC-BGA 기판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반도체 패키지에 주로 쓰이는 고사양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자동차, 서버,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1월 임원인사에서 LG이노텍은 FC-BGA사업담당을 신설했다. 이광태 상무를 사업 담당으로 선임했다.
LG이노텍은 FC-BGA 개발조직 역시 별도 임원급 조직으로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 내 FC-BGA 사업이 비중 있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2018년부터 새롭게 뛰어든 밀리미터파(㎜Wave) 안테나 모듈(AiP)용 기판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이노텍은 2020년 글로벌 5세대(5G) 안테나 모듈용 기판 시장에서 51%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만 등 글로벌 경쟁사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LG이노텍은 통신 반도체용 부품인 RF-SiP와 AiP 기판, 디스플레이용 부품인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와 포토마스크 분야에서도 세계 1위다.
기판 소재 사업 성장은 실적으로도 증명됐다. 2020년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대비 매출 10%, 영업이익은 61%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사 실적 기여도가 높아졌다.
업계는 기판소재사업 등 실적호조에 힘입어 LG이노텍이 지난해 사상 첫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판 실적 호조는 LG이노텍의 차별화한 기술력과 높은 생산성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은 통신용 반도체 시장 확대와 신사업 본격화로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새해부터 FC-BGA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조 단위' 대형 투자를 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LG이노텍은 FC-BGA 기판 시장에 진출해 기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중심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 영역을 자동차, 서버, PC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RF-SiP와 AiP 역시 기판 개발과 투자를 이어가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작년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은 122억달러(약 14조5400억원)로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 FC-BGA는 이 중 47%가량을 차지한다. 업계는 FC-BGA 수요가 2025년까지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