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車보험, 디지털로 변신...데이터로 보험료 산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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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 또는 차량에 설치된 텔레매틱스 장치로 집계된 데이터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운전습관연계보험(UBI)이 크게 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이 운전행동연계보험(BBI) 첫 출시를 위한 단말 제작에 나서는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보험과 접목하고 있다.

UBI는 ICT를 적용해 이용자 운전습관을 파악·분석한 뒤 보험료를 산정한다. 대부분 보험사가 급가속이나 급제동 등 운전습관을 점수화해서 보험사가 제시한 수준을 넘으면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UBI 형태 자동차보험은 캐롯손보의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유일하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KB·캐롯·하나 손보 등도 차량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이나 모바일 앱을 활용한 UBI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달 초 에코 마일리지 개념을 도입, 운행거리에 따라 최대 10%를 포인트로 제공하는 운전자보험도 내놨다.

문제는 UBI는 운전행태를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UBI의 경우 내비게이션 내 위성항법장치(GPS) 기반이어서 가속, 과속, 제동 등에서 제한적이다. 진화한 형태가 BBI이다. BBI는 UBI가 제공하는 가속·과속과 같은 주행 정보뿐만 아니라 운전행태 정보를 반영한다. 부주의한 운전 습관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UBI와 다르다.

미국 컨설팅사 밀리만에 따르면 AI 플랫폼 기반 BBI는 텔레매틱스 기술을 이용한 기존 UBI보다 운전자 위험 분석에 6배 높은 정확성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소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2일 “UBI는 주행 습관 개선이나 보험회사의 손해율 개선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운전자가 아니라 차량 주행 정보를 반영하기 때문에 운전자 위험 평가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대안으로 운전 행태에 기초한 보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캐롯손보가 운전 행태 기반의 BBI 준비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캐롯손보는 최근 퍼마일자동차보험이 가입자 40만명을 달성, 전체 손보 사이버마케팅(CM) 채널에서 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대형사를 제외한 나머지 손보사의 CM 채널 비중이 여전히 1%대라는 점에 비쳐 보면 출범 2년 만에 급성장한 것이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선보인 이후 유사한 형태 보험 출시 검토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형 손보사도 유사한 개념의 상품을 내놓고 있어 올해에는 새로운 디지털 보험사도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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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