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은 진정성이 중요하다. 최근 '그린워싱(녹색위장행위)' 논란이 가열되며 ESG 진정성 논란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특정 기업의 ESG 프로그램·사례에 열광하기도 하고, 부정적 사건은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진다. 대중은 기업의 무엇에 반응할까? 기업 ESG 활동의 진정성은 무엇이고, 과연 진정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ESG 활동 진정성이란 ESG 활동과 실제 성과 간에 차이가 없거나 적은 것을 의미한다. 이 차이를 '디커플링(탈동조화)'이라고 한다. 디커플링이 기대 수준보다 클 때 우리는 그 기업이 진정성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진정성이 없다는 것은 결국 ESG 활동과 실제 성과 간의 차이가 큰 것이다.
ESG 활동에서 '제도적 디커플링'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일어난다. 하나는 기업이 ESG 전략을 도입했지만 실제 실행 또는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 것이다. 지난해 5월 ESG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식품기업 다농의 최고경영자(CEO)가 충격적으로 해임됐다. 시장에서는 ESG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알려졌지만 ESG 전략과 성과 간 디커플링이 컸던 것이다. 또 다른 형태는 ESG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간 디커플링이다. 이를 일반적으로 '워싱(위장행위)'이라고 한다. 워싱에는 기업이 친환경 성과를 과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그린워싱'과 인권 등 사회적 성과를 워싱하는 '블루워싱', 사회적가치나 효과를 과도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임팩트워싱', 실제 성과는 뛰어나지만 축소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브라운워싱'이 있다.
그린워싱을 비롯해 기업의 'ESG 전략(Saying)-커뮤니케이션(Saying) 디커플링'은 소비자 기만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의 부주의로 발생한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의 'ESG 전략(Saying)-실행·성과(Doing) 디커플링'이다. 기업의 전략-실행·성과 디커플링 즉 진정성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기업의 ABCD, A(Approach:접근), B(Business Model:사업 모델), C(Compensation:보상체계), D(Disclose:정보공시)를 체크하면 된다.
진정성 판단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다. ESG를 주장하지만 주요 경영전략에 ESG가 포함되지 않은 기업이 있다. 이런 기업의 ESG 평가등급이 높다면 오히려 평가 결과를 의심해 봐야 한다. 다음은 'B'다. ESG가 경영전략에 포함됐지만 사업모델이 없다면 ESG와 수익 간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기업의 ESG 성과는 장기적으로 좋을 수는 없다. 다음은 'C', 보상체계가 ESG가 포함됐는지다. 금융감독원은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을 통해 임원 개인별 보상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ESG를 임원 개인별 보수에 ESG를 반영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D', 정보공시다. 2025년부터 단계별 ESG 정보공시가 의무화된다. 중요한 것은 ESG 정보공시 투명성이다. ESG를 주장하는 기업 중 얼마나 많은 기업이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ESG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가 자문할 때다.
이제 시장도 충분히 똑똑해졌다. ESG에 대한 기준도 알고, 판단할 수 있는 서비스 기관들도 충분히 생겨나고 있다. 기업의 'ESG 전략-커뮤니케이션 디커플링'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뜨겁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ESG 전략-실행·성과 제도적 디커플링'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기억하자 ESG A-B-C-D.
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 ESG경영연구소장 kds12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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