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총수들 “실패는 도전의 흔적”…강한 실행력 주문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유통 대기업 총수들의 올해 신년사는 '실행력'과 '도전정신'으로 요약된다. 이들은 과거 성공방식에서 벗어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도전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것을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신년사에서 “사업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혁신을 위한 실천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이뤄낸 성과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의 개방성과 다양성, 빠르고 정확한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할 중심의 수평적 조직구조로 탈바꿈해야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주문이다. 특히 그는 “브랜드, 디자인, 정보기술(IT) 등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성과만 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미래 역량을 위한 투자도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신년사에서 “우리의 목표는 제2의 월마트도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라며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는 신세계그룹이 디지털로 피보팅하는 원년”이라며 “이를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 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생각하라”고 주문하며 “과거의 성공 경험이 미래의 짐이 되지 않도록 열정으로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모두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샷은 100% 빗나간다'는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말을 인용해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실패는 무엇인가 시도했던 흔적”이라며 도전 문화 정착을 독려했고, 정 부회장 역시 “아무리 좋은 계획도 한번의 실천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며 실패해도 꾸준히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새해 핵심 실천가치로 '발견'과 '연결'을 제시하며 “고객의 변화된 요구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찾고, 가치의 합을 키우는 내·외부 협력을 통해 비전 2030에 담긴 성장 스토리를 함께 써나가자”고 말했다.

정 회장은 “같은 과녁을 향해 정확히 쏘는 것보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새로운 수를 찾는 노력이 쌓일 때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새로운 소비 주체의 변화된 요구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생기고, 이를 실천하는 가운데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계획이 즉각적으로 열심히 수행되지 않으면 그저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올 한 해 변화를 빨리 읽고 성장의 기회를 잡아 적극적으로 실행할 것을 주문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격변하는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냉엄한 현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CJ의 대변혁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강한 실행력을 주문했다. 그는 “혁신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철저히 실행하고 미래 트렌드와 기술에 부합하는 신사업을 지속해서 발굴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손 회장은 임직원에게 새로운 도전을 독려하며 “세계인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