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초거대 AI '멀티 모달'로 확장

초거대 AI 시장을 두고 '같은 듯 다른 행보' 보여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초거대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주도권 다툼에 나선다. 네이버는 검색·쇼핑 등 기존 서비스에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HyperCLOVA) 기술을 전방위로 녹여 낸다. 지난해 식당 및 카페 업종부터 적용한 키워드 리뷰는 연말 기준 120개 업종으로 확대했다. 클로바노트, 케어콜 등 별도의 AI 서비스도 상용화했다. 하이퍼클로바 엔진 기반의 '클로바 스튜디오'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클로바 스튜디오는 몇 가지 예제와 지시문만 입력하면 코딩 없이도 누구나 쉽게 AI를 응용할 수 있는 '노 코드(no-code) AI' 도구다. 지난해 비공개 베타테스트(CBT)에 나섰고, 올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석근 네이버클로바 대표는 3일 “많은 기업이 AI를 서비스통합(SI)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클로바 스튜디오는 '모두를 위한' AI 도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네이버·카카오, 초거대 AI '멀티 모달'로 확장

카카오는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지피티(KoGPT)에 이어 초거대 AI 이미지 생성 모델인 '민달리'를 선보였다. 민달리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용자가 원하는 이미지 결과 값을 실시간 도출하는 AI 도구다. 카카오톡, 카카오쇼핑 등 자체 서비스에 기술을 적용해 이미지 검색 등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초거대 AI 시장에서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초거대 AI 모델을 '멀티 모달'로 확장해 나가는 동일한 목표를 정했다. 멀티 모달은 이미지와 텍스트는 물론 음성까지 동시에 이해하는 AI 체계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멀티 모달 모델로 고도화하고, 카카오는 이달 멀티 모달 데이터셋 일부를 공개하며 확장한다. 신수종 사업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집중하는 분야는 다르다. 네이버는 올해 순천향대 중앙의료원과 함께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EMR)' 작성 시범 사업에 나선다. 간호사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성 메모를 하면 AI 기술로 EMR 시스템에 자동 기록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카카오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콘퍼런스 이프(if) 카카오 2021에서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가 초거대 AI 언어모델 플랫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콘퍼런스 이프(if) 카카오 2021에서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가 초거대 AI 언어모델 플랫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헬스케어 CIC를 설립한 데 이어 초거대 AI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신약 설계 플랫폼 '갤럭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신약 개발처럼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분야를 AI로 대중화해서 고부가가치를 일궈 내겠다는 게 목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