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조합 급증세...1년만에 900개 이상 결성,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

누적 결성액 1조5000억 추산
비상장 기업 투자 수요 늘고
100만원 단위 소액 투자 가능
소득공제 혜택까지 유인 요인

지난해 신규 결성된 개인투자조합이 90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485개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한해 동안 일반투자자들이 소규모로 비상장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금액이 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신규 등록한 개인투자조합의 등록번호를 925번까지 발급했다. 등록번호를 발급받은 이후 최종 등록하지 못한 개인투자조합을 제외하면 현재 903개의 개인투자조합이 지난해 결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5년 103개, 2017년 174개에 불과했던 개인투자조합은 2019년에는 336개, 2020년에는 485개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903개 조합이 등록을 마쳤다.

운용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 693억원에서 2020년에는 3269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에는 개인투자조합 누적 결성액이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작년 7월 기준 운용조합 결성액은 약 1조2000억원에 달했다. 7월 이후에도 약 400개 조합이 추가로 결성됐다. 조합당 평균 결성액이 6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까지 누적 결성액은 약 1조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개인투자조합 결성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까지 비상장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개인투자조합은 개인이 조성한 사모펀드로 볼 수 있다. 통상 민간 출자자에게 1억원 이상의 기본 출자액을 요구하는 벤처투자조합과는 달리 개인투자조합은 100만원 단위로도 투자할 수 있어 민간의 접근성이 높다. 소득공제 혜택도 주어진다. 지난해 기준으로 출자자 1인당 개인투자조합 평균 출자액은 36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회수 실적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초기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벤처투자조합이 개인투자조합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어서다. 실제 스푼라디오의 경우 최초 3억원을 투자한 이후 1년 9개월만에 96억원의 가격으로 구주를 매각한 사례도 있다.

다만 개인투자조합 결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중기부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개인투자조합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했다. 하나의 업무집행조합원(GP)이 다수의 개인투자조합을 운영하거나 조합 만기 이후에도 투자를 완료하지 않은 사례 등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 강화를 위해 개인GP의 투자역량과 자격 요건 등을 규정한 시행령 개정 역시 현재 추진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정기검사 결과 커다란 과실이나 우려 사항이 발견되지는 않았다”면서 “경미한 수준에서 행위제한 조항을 위반한 사례가 발견된 만큼 향후 정기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운용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표> 개인투자조합 등록현황

자료:중소벤처기업부 및 한국엔젤투자협회 (

*2021년은 최종 확정 이전

개인투자조합 급증세...1년만에 900개 이상 결성,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