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가 지난달 30일 수수료 인하를 발표했다. 기존 수수료 15%에서 최대 7.5%로 수수료를 대폭 인하한 요금제부터 배달비 900원의 배달비 인하 요금제 등 맞춤형 요금제를 함께 내놨다. 일부에서는 프로모션 종료에 비해 부담이 커진 것 아니냐며 우려했고 일부에서는 프로모션 때 보다 더 수수료가 낮아졌다며 환영하기도 했다.
후발주자가 사업에 뛰어들 때 런칭 단계에서 할인 행사를 하는 프로모션을 쿠팡이츠는 26개월 동안 지속했다. 2019년 런칭 이후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었기 때문에 상생을 위한 조처였다. 하지만 배달의민족(배민)이 쿠팡이츠와 같은 단건 배달을 시작하면서 프로모션 연장 기간을 90일에서 30일로 줄인 것만 봐도 3개월 단위로 연장하는 프로모션이 지속되긴 어려운 구조다.
입점업체 점주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요금제를 찾고 있다. 위드 코로나의 조기 종료로 배달 비중을 늘린 업체들은 고객이 어떤 메뉴를 더 배달에 선호하는지 연구하고 수수료 인하가 유리한지 배달비 인하가 유리한지 타진하고 있다. 지역이나 상권, 규모, 판매단가 등 각 매장마다 상황이 다른데 한가지 요금제만 있던 배달앱 업계에 쿠팡이 ‘선택권’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공은 업계 1위인 배민으로 넘어갔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7월 기준 배달 앱 정보량 점유율은 배민이 1위(56.3%), 다음은 요기요(21.55%), 쿠팡이츠(19.17%) 순이었다.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배민은 쿠팡의 인하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배민은 배달중개업체로 음식점주들에게 부담을 키우고 있는데도 이른바 깃발로 불리는 울트라콜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배민은 단순 중개부터 주문, 배달까지 함께 운영하는 통합형까지 운영하고 있는 공룡이다. 배민 앱 전체 주문 물량의 90% 이상이 배달대행 업체가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행사는 라이더들의 요구 등에 따라 지역할증, 아파트 할증까지 받고 있다. 배달대행사는 일반적으로 기본 1km나 1.5km까지는 3000~3500원의 기본요금을 받고 300m에 300원 등 추가 비용이 붙는다. 쿠팡이츠는 통상 4km까지 배달이 가능한데 5000원 안에서 고객과 입점업체 점주가 나눠 내는 구조로 추가 비용은 쿠팡이츠가 부담해 먼 거리에 있는 고객에게도 배달할 수 있다.
문제는 배달 대행사를 이용하려면 관리비도 내야 한다. 예를 들면 100개의 주문을 하면 5만원 200개의 주문을 배달하면 10만원 등을 별도로 내야 한다. 더욱이 쿠팡이츠가 프로모션으로 지불하고 있는 우천시 할증 등은 음식점주들의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법제연구원이 지난해 7월 진행한 서울 지역 소상공인 심층 인터뷰를 보면 서울에서 분식점을 개업한 A씨(52·여)는 배민에 ‘울트라콜’ 광고 명목으로 한 달에 105만6000원을 지불한다. ‘깃발’ 하나를 사서 꽂으면 주변 2㎞ 반경 소비자에게 상호가 노출되는 방식인데 깃발이 적으면 상호가 화면 하단에 배치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해야 한다. 깃발 하나 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 8만8000원으로 A씨는 깃발 12개를 매달 산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 구조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음식점주나 배달앱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음식점주들이 기존 수수료 15%에서 인하를 요구했고 쿠팡이츠가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며 "라이더의 배달비 인상 요구는 음식점주와 고객의 부담을 키우고 음식점주 부담을 줄이면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 결국 각 음식점마다 필요한 다양한 선택권을 부과하는 것이 중요하고 고객과 음식점, 라이더, 배달앱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의 과반이 넘는 배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