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위스키 등 증류주 수입액이 5년 만에 맥주를 앞질렀다. 수입 맥주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위스키, 와인 등 기타주류 열풍이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또한 국내 수제맥주 산업이 커지면서 수입 맥주가 빈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혼술·홈술 등 음용 문화가 확산되며 주류 시장 판도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와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를 포함한 증류주 수입액은 2억1090만달러(약 2517억원)로 맥주 수입액을 추월했다. 이는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수입 맥주 시장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맥주 수입액은 2018년 3억968만달러를 정점으로 이후 매년 줄어들어 지난해 2억447만달러(약 2439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위스키와 럼, 진과 제네바, 보드카 등 증류주 수입액은 지난해 전년보다 13% 늘었다. 최근 5년간 수입액은 2억달러 안팎을 유지했다.
수입 주류 1위는 와인이 차지했다. 국내 와인 수입액은 최근 4년 간 약 3배 늘었다. 작년 와인 수입액은 5억616만달러(약 6035억원)로 전년보다(3억3001만달러) 53%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억5925만달러)에 비해서는 약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수입 주류 시장 판도 변화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음주 문화 변화가 가속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이 국내 생산을 철수한 점도 증류주 수입량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위스키 1위 사인 디아지오코리아는 2020년 국내 생산공장을 폐쇄했고 시중 판매 위스키 대부분은 외국에서 병입을 마쳐 수입되고 있다.
수제맥주 열풍도 주류 시장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작년 제주맥주가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며 수제맥주 업계 기업공개와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수제맥주 시장은 최근 5년 간 연 평균 4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작년 한 해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0% 이상 성장했고, 품목수는 20여종으로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가정용 주류 판매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주종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개인 취향에 맞춘 다양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