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망원경, ‘사람 머리카락 두께’ 태양 차광막 무사히 펼쳤다

모두 펼쳐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모두 펼쳐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크리스마스에 우주로 쏘아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이하 ‘웹’)이 가장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는 원격 조종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태양 차광막 5겹을 모두 무사히 펼쳤다고 4일(현지 시각) 밝혔다.

지구에서 펼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태양 차광막. 테니스장 크기다. 사진=노스롭 그루먼
지구에서 펼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태양 차광막. 테니스장 크기다. 사진=노스롭 그루먼

모두 펼치면 테니스장 크기의 태양 차광막(sun shield)은 웹의 배치 단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필수적이다. 태양에너지와 지구, 달에서 반사되는 햇빛 등을 차단하고, 적외선(열)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웹을 섭씨 영하 230도의 극저온으로 낮춰주기 때문.

<지구에서 펼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태양 차광막. 사람 머리카락 정도로 얇은 두께다. 사진=노스롭 그루먼>
<지구에서 펼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태양 차광막. 사람 머리카락 정도로 얇은 두께다. 사진=노스롭 그루먼>

그러나 21X14m 넓이를 가진 이 차광막은 두께가 사람 머리카락 정도에 불과하다. 쉽게 찢어질 것 같은 이 차광막 5장은 모두 팽팽하고 빈틈없이 당겨져야 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단계다.

과학자들의 염원대로 차광막 5겹은 모두 무사히 펼쳐졌다. 이날 나사가 진행한 생방송에서 키스 패리시 JWST 관측소장은 “딱 한 장만 펼치려고 했던 차광막이 예상보다도 더 잘 펴졌다”며 5겹이 모두 펼쳐진 순간 “정말 중요한 순간이다. 팀 전체를 격려하고 싶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웹은 각 층별로 하루가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첫 날 2겹을 무사히 배치하고 다음 날 3겹을 모두 배치했다. 웹은 지구에서 약 87만 9000km 떨어진 곳에서 한국 시각으로 5일 오전 2시 9분 배치를 모두 완료했다.

패리스 관측 소장에 따르면, 태양 차광막은 층별로 약 섭씨 55도를 떨어뜨린다. 5장을 모두 펼치면 외부보다 최대 330도를 낮출 수 있다.

차광막은 전체 임무의 약 70~75%에 해당한다. 다음 단계는 반사거울 전개다. 이 단계는 주말 동안 진행될 전망이다. 오늘 저녁부터 2차 거울 전개를 위한 모터 가열에 들어간다.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 최종 목적지, 라그랑주2(L2)에는 이달 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곳에서 총 지름 6.5m, 18개 금빛 육각거울(1차 거울)이 완전히 펼쳐진다.

L2에 무사히 도착하게 되면 웹은 작동을 위해 100일 간 온도를 식힌다. 정교한 이미지를 찍을 수 있는 정렬과 조정 과정을 거친 웹은 여름 내 지구로 첫 영상을 보내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미 항공우주국(NASA), 유럽 우주국(ESA), 캐나다 우주국(CSA) 등이 참여한 가운데 30년 간 진행된 12조원짜리 프로젝트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2.7배에 달하는 웹은 135억년 전 초기 우주의 빛을 관측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