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선대위 해산을 결단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홀로서기에 나선다. 윤 후보의 측근과 기성 정치인 색이 짙다는 지적을 받던 선대위를 뒤로 하고 본인만의 선거 운동 조직으로 재편한다. 지난해 6월 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후 6개월여만에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구체적인 조직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조직은 선대본부를 중심으로 대폭 축소해 실무를 담당하는 구조로 전환의 뜻을 밝혔다. 선대본부장은 전 선대위에서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권영세 의원이 담당하기로 했다.
조직의 세부적인 외연과 쇄신 규모 등은 6일부터 드러날 예정이다. 윤 후보는 “위원회와 산하 본부를 전부 해체하고 선대본부 중심으로 슬림하고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꾸는 것”이라며 “발표는 내일(6일) 중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 결단의 성패 여부는 선대본부 차별화에 달렸다. 기존 선대위를 해산하긴 했지만, 권 의원이 선대본부장을 맡기로 한 상황에선 크게 달라졌다는 신호를 주기에 한계가 있다. 여기에 임태희 전 총괄상황본부장도 선대본부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본부 하위기구에 어떤 인물이 배치되느냐에 따라 윤 후보가 강조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핵심 가치는 '청년'과 '정책'이다. 윤 후보는 새로 구성되는 선대본부에선 청년보좌역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중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통해 선발한 청년보좌역들은 그대로 선대본부로 옮겨 선거 지원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 주요 회의에도 청년보좌역을 참석시켜 더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이 2030세대 이탈에 있다고 보고, 선대본부 조직부터 청년관련 인식과 문화를 달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책본부에 속했던 보좌역들도 그대로 유지될 계획이다. 다른 본부들의 경우 '단'급으로 축소돼는 것과 다르게 별도 존치시킨다는 구상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비전과 공약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기존 조직에서 규모만 약간 줄인 형태로 운영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윤 후보가 공약 에서 타 후보 대비 약하다는 평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경선 때부터 정식 공약보다는 주로 SNS글이나 연설문 등을 통해서 본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근에서야 선대위 차원의 공식 공약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최근 사태로 부각이 안됐다. 두 달 가량 남은 선거기간 동안 부족한 공약 보강이 절실한 셈이다.
변수는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논란이 일었던 윤 후보 측근의 선대본부 관여 여부다. 새로 출범하는 선대본부에서도 이들의 입김이 작용하면 쇄신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공식기구에서 물러나면 국민이 우려하는 일을 하기 어렵다. 같은 공간 사무실에서 보고 받고 지휘해야 하는데 자리에서 물러난 만큼 자기 나름대로 뛸 수밖에 없다”며 “선거대책기구에 영향을 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하는 '후보 교체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은 정부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되는 경쟁만이 아니고 국민들이 부족하다 싶은 것이 있다면, 그 자질을 만들어가고 몰랐던 것을 깨우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실무형 선대본부로 전환…발빠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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