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단건배달 성행…배민·쿠팡이츠 "적발시 계약 해지"

허위 단건배달 성행…배민·쿠팡이츠 "적발시 계약 해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가 운영하는 단건배달이 구멍이 뚫리고 있다. 배달 현장에서 일부 라이더가 단건배달 조항을 지키지 않고 서너건 배달을 하며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 따르면 “배달원이 배민1, 요기요, 쿠팡이츠로 배달을 잡아서 실제로는 3개씩 배달을 한다”는 리뷰가 올라왔다. 지도상에 표시되는 라이더가 다른 길로 우회해서 배달이 지연됐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같은 배달 꼼수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성행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휴대폰을 여러 대 이용하면 라이더가 가입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여러 음식점에서 배달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배달료가 높은 단건배달과 배달료는 낮지만 겹치는 동선의 묶음배달을 함께 잡으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한 번에 한 집에만 들러 배달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단건배달 메리트는 사라지게 된다.

배달앱 업체들은 꼼수 배달을 차단하기 위해 계약 해지 등 강수를 두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잡아내기 어려워 원천 차단은 어려워 보인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배달앱이 맞춤 경로를 제공하지 않아 단순히 길을 돌아간다고 해서 어뷰징 사례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GPS를 조작해 위치정보를 배달원 마음대로 조정할 경우에는 이같은 꼼수를 잡아내기 더욱 어려워진다.

배민은 지난해 11월 배송대행 계약 제5조 1항에 따라 꼼수 배달 시 라이더·커넥터 배송대행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배민 관계자는 “어뷰징은 단건배달 품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적발된 경우에 계약 연장을 안 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배민커넥트앱 내 계약 해지에 대한 내용을 공지한 바 있고 실제 해지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도 업무위탁을 제한한다.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 GPS 신호를 임의로 조작하는 등 약관에서 정하는 부정행위를 통해 회사 서비스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는 확인 즉시 업무위탁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꼼수 배달이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계약 해지가 신고를 통해서만 이뤄지기 때문이다. 신고 접수 후에도 배달원 소명 등 추가 절차가 진행되며 배달원이 워낙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 무턱대고 해지하기도 난감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앱 시장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 속도를 강조하기 위한 단건배달이라는 마케팅을 내걸고 있다”며 “배달앱, 배달 노동자, 소비자 모두를 위해 쿨다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건배달·묶음배달 배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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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