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보단 대선후보, 윤석열 원팀 향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당대표 갈등으로 내홍을 겪는 국민의힘이 후보 중심의 원팀 기조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6일 권영세 선대본부장겸 사무총장, 원희룡 정책본부장, 윤재옥 선대본부 부본부장겸 상황실장,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지난 5일 선대본부 개편을 밝힌 이후 실시한 첫 공식 인선이다.

전략기획부총장은 사무총장과 함께 인사, 재정 등 당의 사무를 관장하는 당내 핵심 요직이다. 전임자는 '윤핵관 논란'에 휩싸였던 윤한홍 의원이었다. 권 총장은 윤 후보 대선 선거대책본부장을 겸임하게 된다. 권 총장과 사무부총장 임명안은 최고위 의결 사항이 아닌 협의 사항으로 돼 있다. 원 신임 정책본부장은 앞서 전날 해산된 기존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같은 역할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가 새출발을 알리는 첫 인사지만, 이날 결정에서도 이 대표와의 갈등은 불거졌다. 이 대표가 권 사무총장과 이 부총장 임명에 반대했고, 윤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내세우며 인선을 강행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이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당내 이 대표 사퇴 요구도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 사퇴 결의안을 제안했다. 윤석열 대선후보와의 갈등과 함께 최근 논란이 되는 일부 언행을 더 이상 방기할 수 없다고 본 셈이다.

일부 이 대표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있었지만 다수 의원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그동안 쌓인 불만을 토로하며 이 대표 사퇴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으로 윤 후보측에 사과했다.

이 대표는 논란이 된 '연습문제' 표현과 관련해 “불쾌했다면 죄송하지만 익살스러게 표현했던 것”이라며 “비단주머니와 같은 용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민주당 보다 못한 게 무엇이냐”며 “이재명 후보의 탈모약 계획이 뭐가 대단하냐. 이종성 의원님과 제가 고민하던 장애인 관련 공약, 저상교통을 확대하자 이런 게 대한민국을 위해 더 중요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오직 하나 우리가 단결해 선거 승리하겠다는 마음을 모으면 내일부터 치고올라갈 수 있고 오늘 그런 회의가 됐으면 한다”며 단합하는 성과있는 회의를 강조했다.

한편 윤 후보는 본격적인 당 및 선거조직 재건과 지지율 만회에 나섰다. 이날 아침에는 여의도역 앞에서 출근인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윤 후보가 지하철 등 공개 장소에 출근 인사로 시민들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후보는 의원총회에서는 본인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다시 한 번 뛰어줄 것을 요청했다.

윤 후보는 “단 한 명의 국민이라도 더 만나 우리를 지지하게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지역을 누벼달라”며 “'내가 윤석열이다'라고 생각하고 지역구 유권자를 만나주시길 부탁한다”고 했다. 선거 조직 쇄신과 관련해선 “의사 결정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기민한 조직이 될 것”이라며 “2030 청년 실무자들이 선대본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캠페인을 끌고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에는 선대본부 청년보좌역들과 만나 쓴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하락한 2030 지지율과 관련 당 내부 청년 민심부터 챙기는 행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