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최된 3D 콘텐츠 관련 국제 콘퍼런스에서 국내 한 중소기업이 참가자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양도성의 건물과 문화재를 3D 입체로 생생하게 구현한 콘텐츠를 본 참가자들은 이 분야 만큼은 한국이 가장 뛰어나다고 입을 모았다. 규모와 다양성에서 앞서 유럽에서 진행 중인 '베네치아 프로젝트'를 능가했다는 평가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업체가 3D 콘텐츠 구축 전문 기업 피씨엔(PCN·대표 송광헌)이다.
송 대표는 “'한양도성 타임머신' 사업은 국가단위 프로젝트로서 공간, 인물, 사건을 4D 형태로 구현한 최초의 타임머신 사업으로 인문학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형태 데이터를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유산의 보존·연구는 물론, 비대면 형태의 신개념 관람, 체험문화 조성, 문화 역사 인식 제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간 70억원을 투입하는 이 프로젝트는 가상환경에서 관련 문화재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그만큼 사업 난이도가 높다.
사업을 주도하는 피씨엔의 저력은 짧지 않은 업력에서 나온다. 1999년 피씨엔의 전신인 코리아넷이 설립된 이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특허와 인증을 획득하며 해당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고수해온 '디지털 세상에서의 가치 창조'라는 비전이 메타버스 시장을 맞이하면서 본격적인 빛을 발하는 셈이다.
올해로 법인 설립 20년차를 맞는 피씨엔은 그동안 규모도 계속 커져 현재 1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매출도 증가 추세다. 지난 2018년 122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두 배 가까이 성장한 24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송 대표로부터 피씨엔이 가진 기술과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한양도성 타임머신' 사업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는 프로젝트다. 사업은 총 3개년 사업으로 진행 중이며, 총 투입 예산은 약 200억원이다. 1차 사업은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한양도성의 디지털화 재생사업이 주된 내용이다. 한양도성 권역(광화문, 사직단, 종친부, 육조거리, 경복궁) 내 문화유산의 분포현황을 조사하고 개별 문헌자료를 수집·연결해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2차 사업에서는 덕수궁, 정동 숭례문 등 대한제국과 근대사회를 중심으로 한 빅데이터, 3차 사업에서는 창덕궁, 창경궁, 종묘 등 동궐영역과 종묘의 빅데이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 접목된 차별화된 기술은.
▲이 사업은 문화재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빅데이터 프로젝트다. 한양도성이 끝나면 경주, 부여는 물론 북한에 있는 문화재까지도 디지털화할 수 있다. 이 사업이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이다. 더 나아가 빅데이터를 메타버스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문화재를 직접 돌려보고 뒤집어 볼 수 있게 된다. 교육, 게임,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메타버스의 경우 상당수 업체들은 부분 기술을 가지고 접근한다. 빅데이터와 3D, 컴퓨팅, 여기에 다양한 경험까지 가진 업체는 없다. 그동안 구축한 빅데이터, 3D 콘텐츠 구축 기술을 통해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공사례를 만들겠다.
-피씨엔이 보유하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플러스윈'이란.
▲현재 메타버스에 관련된 기술이 이슈다. 많은 기관들이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접목하고 싶지만 진입장벽이 높다. 피씨엔의 메타플러스원은 '기존의 AR, VR 등에서 제작된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해 서비스를 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개발됐다. 많은 기관들이 보유한 표준화된 3D 모델링(OBJ, GLB, GLTF등)을 활용해 독립적으로 운영 가능한 서버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설치해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내 전문 인력 비율은.
▲피씨엔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분야별 스페셜리스트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과 노하우를 두루 갖춘 분야별 스페셜리스트들이 고객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온라인 환경과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중·고급 인력이 전체 구성원의 60%를 차지한다. 다양한 전문 기술을 보유한 인재도 다수다. 웹·모바일 서비스부터 SI, 빅데이터, 보안, R&D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디지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 R&D 사업 수행 상황은.
▲최근 빅데이터, IoT, AI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 요구가 증가하면서 국가 R&D도 확장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R&D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IoT 플랫폼 개발' 'Open API 공개SW 개발' '콘텐츠 지능형 검색 플랫폼 개발' '빅데이터 증강분석 플랫폼' '실감형 뉴스를 위한 빅데이터 분석·제작·유통이 가능한 참여형 통합 플랫폼 구축' '포렌식 이미지 저작권 기술 개발' '지능형 관광 콘텐츠 서비스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