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하는 로봇부터 자가 소변 검사 솔루션까지'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의 기술 지형도 변화시켰다. 비대면 수요를 노린 로봇 분야가 주목 받았고, 집 안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뷰티 시장도 크게 키웠다. 특히 해당 영역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한층 진화한 IT와 접목해 '코로나 시장'을 형성, 관람객 발길을 이끌었다.
현지시간 7일 막 내린 'CES 2022'에서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수요가 급증한 영역에서 다양한 신기술이 소개됐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건강관리와 방역 솔루션이 특히 주목 받았다. 한국기업 역시 수면관리 등 창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 눈을 사로 잡았다.
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바이부는 집 안에서 간편하게 소변 검사로 11가지 영양·건강상태를 파악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택배로 자가진단 키트를 배송받아 소변을 뭍인 후 사진을 찍어 앱에 업로드하면 AI 알고리즘으로 2분 안에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검사 결과는 수분, 마그네슘, 비타민C, 칼슘 등 영양 상태와 신장, 간, 당뇨 등 건강 상태까지 알려준다. 3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키트는 약 16만원이다.
미국 피트니스 솔루션 기업인 알티스는 AI와 모션캡쳐, 3D기술 등을 결합해 '홈트레이닝' 솔루션을 선보였다. 2대의 카메라와 주요 운동 프로그램이 내장된 기기를 TV와 연결하고 화면 속 운동을 따라하면 된다. 사용자 움직임을 파악해 운동별로 올바른 자세가 나오지 않으면 어느 부분이 잘 못됐는지 그래픽으로 설명까지 한다.
알티스 관계자는 “2대의 카메라가 사용자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바디 GPS 기술과 모션캡쳐 기술로 정확하게 사용자 움직임을 화면에 구현한다”면서 “AI로 사용자 움직임과 정확한 운동 자세를 비교해 개선 방향까지 제시하는 AI 퍼스널 트레이너”라고 설명했다.
미국 바이오센서 기업인 옵티브는 공기 중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호흡기처럼 생긴 기기에 숨을 내뿜으면 몇 초 만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지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 공기청정기처럼 실내에 두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지하거나 작은 전시관부터 대형 콘퍼런스룸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기기도 전시했다.
국내기업인 에이티센스는 다음 달 출시 예정인 패치형 부정맥 감지 솔루션으로 주목 받았다. 14일간 부착해 부정맥, 심방세동 등 이상 감지를 모바일 앱으로 저장·분석한다. 100%에 가까운 부정맥 발견률로 캐나다 등 주요 거래선과 공급 논의도 진행했다.
올해 첫 CES에 참가하는 에이슬립은 두 개의 센서로 자는 동안 움직임을 감지하거나 호흡 등 수면 중 소리로 수면상태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들고 나왔다. 글로벌 빅테크인 아마존 등과도 협업 중이며, 혁신기술이 알려지면서 CES에서 무료로 부스를 제공해주기까지 했다.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로봇기술도 이번 CES에서 꽃을 피웠다.
우주기업 제로-지는 사람과 로봇의 행동을 완벽에 가깝게 연결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사람은 고글과 스마트장갑 등을 착용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면 로봇은 실시간으로 똑같이 따라한다. 특히 우주나 남극, 사막 등 극한 환경에서 사람이 직접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때 로봇이 대신하는 용도로 개발됐다.
사람을 대신해 마사지를 팔과 다리, 엉덩이 등 다양한 부위를 마사지하는 로봇과 커피 만드는 것부터 테이블에 가져다주는 로봇까지 등장했다. 우리나라 기업인 스토랑트는 바리스타봇과 서빙봇, 방역봇 등으로 꾸민 무인 카페를 CES 기간 동안 운영했다. 테이블 역시 에어커튼을 설치해 위 아래에서 살균을 실시한다.
스토랑트 관계자는 “현재 커피를 만들고 서빙하는 로봇은 국내 10여 곳에 공급해 완전한 무인 카페로 운영 중”이라면서 “커피 문화가 발달했지만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는 국가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