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스타트업 육성, 사업화 '시동'

금융권 스타트업 육성, 사업화 '시동'

금융 계열사가 자사가 육성 중인 스타트업과 협업에 나선다.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비금융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다.

KB금융은 올해 '머니브레인'과 '와들'과 협업한다. 두 회사 모두 KB이노베이션허브센터가 육성한 스타트업이다. 머니브레인은 KB국민은행의 AI 가상상담 서비스에서 협력하고 있다. 실시간 영상 합성 기술을 상용화했고 딥페이크 영상 검증을 위한 AI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대화형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키오스크, AI 콘텐츠 등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AI행원 시범서비스를 선보였고, 머니브레인과 협업할 계획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 스타트업의 하나로 선정한 와들은 시각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온라인 몰 접근성을 인공지능(AI) 기술로 개선한 기업이다. AI로 사진이나 그림 안에 담긴 문자정보를 추출해 음성으로 변환해 준다. 시각장애인 이용 편의를 높인 온라인 쇼핑몰 '소리마켓'을 선보였다. KB금융은 와들과 함께 그룹 내 비대면 서비스의 디지털 사각지대 해소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랩의 참여사 '핏펀즈', '서울옥션블루'와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자체 구축해 선보일 금융 메타버스 플랫폼을 위해 핏펀즈와 협력하고 있다. 핏펀즈는 이미 신한은행 메타버스 야구장인 신한 쏠(SOL) 베이스볼 파크를 구축했다. MZ세대 전용 메타버스 금융 플랫폼 공동 개발 등에도 협력키로 했다.

서울옥션블루는 신한은행과 디지털자산 공동사업 추진 협약을 맺었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쏘투(SOTWO) 서비스를 함께 선보인 경험이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 투자조합 1호에서 30억원을 투자받는 등 미래 성장성에 대해 높이 평가받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금융그룹도 자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디노랩 참여사 중 올해 주요 계열사와 협업 사례를 도출할 계획이다. '다테크니크'는 증강현실(AR)기술을 활용한 오토바이용 스마트 헬멧을 생산한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내비게이션 정보, 전화 수신 등 기능을 헬멧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우리캐피탈과 협업해 할부금융 연계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타고가요'와 함께 공항 이용고객 대상 제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타고가요는 예약 기반 차량 O2O 렌털 매칭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NH농협은행은 NH디지털R&D센터에서 육성하는 스타트업 중 올해 '테이텀'과 '빌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클라우드 도입 과정에서 테이텀 솔루션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MZ세대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예약 중개 플랫폼을 제공하는 빌리오는 농협은행 비금융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애자일랩에서 지원한 안면인증 솔루션 기업 메사쿠어컴퍼니 기술을 바탕으로 하나원큐 앱에서 얼굴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자사 인증서로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인정을 획득함에 따라 은행권 최초의 얼굴인증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신규 인증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자사 퍼스트랩 선발기업 '지속가능발전소'와 함께 올해 중소기업의 ESG 도입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 등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탱커'가 개발한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은 그동안 전 영업점에서 선택적으로 사용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부동산 담보대출 업무를 전면 디지털화하고 별도로 완전 비대면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이 서비스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