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근 카카오페이 대규모 주식 매각으로 강한 비판을 받아온데 따른 결정이다. 오는 3월까지 카카오페이 대표 임기는 유지한다.
카카오는 10일 “류영준 카카오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에 카카오 이사회는 최근 크루(임직원)들이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지난해 11월 25일 카카오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올 초 공식 취임을 앞두고 있었다.
류 대표는 지난달 10일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469억 원치(23만주)를 시간 외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대량 매각하면서 이른바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류 대표 등 임원진 8명이 매도한 전체 주식 규모는 900억원에 달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류 대표는 지난 4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도덕적 해이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블록딜(지난달 10일) 이후 카카오페이 주가는 24% 넘게 하락했다. 카카오 본사 주가도 덩달아 20%이상 떨어지면서 10만원 선이 붕괴했다.
주주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카카오 노동조합은 류 대표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카카오 노조는 류 대표가 국회에서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까지 논의되는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퇴진을 요구해왔다.
류 대표는 오는 3월까지인 카카오페이 대표 임기는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류 대표의 향후 거취나 남은 스톡옵션 48만주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는 게 카카오페이측 입장이다. 류 대표는 모회사 이동에 따른 이해 상충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상반기내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해 매도할 계획이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내정자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거취에 대해선 별도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회사의 공식입장이지만, 신 내정자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 내정자 역시 3만주를 처분해 60억원을 현금화했다.
신 내정자는 최근 사내 간담회에서 취임하고 2년 임기 동안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주식을 매도하더라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