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나란히 차기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이 후보는 전환적 공정 성장을 통해 세계 5대강국 도약을, 윤 후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고통분담과 선진국 도약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세부 정책에서 차이점은 있지만, 공정과 배려, 전환의 가치를 통해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고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이루겠다는 큰 틀은 같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신경제 비전을 발표한 이 후보는 “신경제는 대전환, 세계 5강이라는 담대한 '계획',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전략', 다시 지속성장의 길을 찾는 '지도'”라며 본인 구상을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에너지·디지털 전환, 코로나 팬데믹까지 동시에 맞으며 역사적인 대전환 시대에 살고 있다”며 “바로 지금이 대전환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5대 강국의 과정으로 4대 대전환(과학, 산업, 교육, 국토)과 2개 개혁(공공, 금융) 과제를 제시했다.
과학기술 전환에선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우주항공 등 10대 미래전략기술을 '대통령 빅 프로젝트'로 추진하기로 했다. 과학기술 분야 부총리 신설도 약속했다. 산업 분야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세부적으로는 디지털 특화인재 100만명 양성, 마이데이터 산업 전분야 확산, 135조원 디지털 전환 투자에 따른 일자리 200만개 창출 등 계획을 내세웠다.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과 기후에너지부 신설도 재차 언급했다.
교육 전환에선 대학 교육과정과 지역대학 혁신, 온라인 교육 확대 구상을, 국토 전환에선 초광역 메가시티 구상을 밝혔다. 다양한 교통체계로 이어지는 도시 네트워크화와 함께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이뤄지는 메가시티를 조성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룬다는 목표다.
공공 개혁과제로는 개방형 임용제와 스마트 정부 구축을, 금융개혁과제로는 주식시장 투명성 확보와 정부 차원 대대적인 선행투자를 화두로 던졌다.
이 후보는 이날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를 통해 '메타 정부' 구상과 함께 '휴먼캐피털' 제도 도입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메타 정부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정부다. 휴먼캐피털은 디지털 관련 교육비를 정부가 선지원하고 취직 후 일부 상환받는 제도로 디지털 인재 100만명 양성의 구체 실행계획 중 하나다.
윤 후보는 성수동 할아버지 시간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위기의 코로나 상황을 선진국으로 도약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대응위원회'를 구성해 코로나가 가져온 충격을 혁신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코로나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과 공정, 양극화 해소에 국가비전 무게중심을 실었다. 코로나와 함께 현정부의 실책으로 벌어진 계층, 지역, 교육, 성장, 출생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위기를 극복한다는 그림이다.
먼저 '공공정책 수가'를 별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의료적 재앙이 닥치더라도 중환자실, 응급실이 부족한 상황이 없도록 하고 시설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교육훈련비 등도 공공정책 수가로 지급한다는 복안이다.
자영업자를 위해 임대료를 임대인, 임차인, 국가가 3분의 1씩 나누어 분담하는 '임대료 나눔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1년간 매월 100만원의 급여를 지원하는 '부모급여'도 추진할 예정이다. 부동산 분야에선 민간과 공공주도로 임대주택을 공급해 청년원가주택 30만호, 역세권 첫 집 주택 20만호를 계획 중이다.
에너지 분야에선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30년 계획'을 새로 수립하기로 했다. 안전한 원전을 중심으로 탈탄소 기술개발 글로벌 협력과 경쟁에 적극 참여해 기후에너지 기술 분야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비전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