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앱카드에서 다른 회사 카드 상품을 등록·사용하는 '오픈페이'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카드사간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 내에서 빅테크 영향력이 확대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 카드사가 오픈페이에 합류해야 한다는 측과 실익을 따져보고 합류하겠다는 진영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 달 말 오픈 예정인 오픈페이에 신한·KB국민·롯데·하나·비씨카드 등 5개사 합류를 확정했다. 시행 시기는 일부 차이가 있겠지만, 신한·KB국민카드가 우선 서비스를 시작하고, 다른 카드사는 순차 합류할 예정이다.
오픈페이는 개방형 앱카드를 지향한다. 그동안 카드사 앱카드의 경우 신한카드의 앱카드 '신한플레이', KB국민카드의 'KB페이' 등에선 각각 자사 신용·체크카드만 등록해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픈페이 내에선 신한플레이에서 국민카드나 롯데카드, 하나카드, 비씨카드 등을 사용해 쓸 수 있게 된다.
앞서 8개 전업 카드사들은 지난해 11월 카드사 간 상호 호환등록을 위한 연동 규격과 표준API를 개발했다. 카드사별로 결제방식과 환경이 상이해 오픈페이를 위한 표준화 규격을 마련했다.
오픈페이 참여를 결정한 카드사들은 오픈페이가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모든 카드사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오픈페이 참여 카드사 관계자는 “빅테크가 간편결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 주도권을 카드사가 다시 탈환하기 위해서 모든 카드사가 참여하는 강력한 오픈페이 생태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다양한 앱카드 플랫폼에서 전 카드사 상품을 등록해 사용한다면 그만큼 소비자 결제 편의성도 빅테크 수준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소 카드사는 모든 카드사 참여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형 카드사가 시장점유율을 무기로 중소형사 고객을 잠식할 수 있어 조기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픈페이 관련 합의는 했지만 해결할 과제가 많고 서비스 시작 전 입장차이도 커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카드사가 좋은 프로모션을 할 때 과연 타 카드사가 자사 플랫폼에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할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오픈페이 무용론을 제기하는 카드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오픈페이는 필요할 때마다 쓰는 전자지갑 형태로 발전해야 하는데, 현재 나온 형태는 단순 앱카드에 다른 상품을 등록하는 수준에 불과해 일차원 적”이라면서 “보다 고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신한·KB 우선 서비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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