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통신(V2X) 서비스를 확장하는데 가장 큰 난제는 개인·자동차를 위해 뭔가 단말기를 추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허브로 만들어 여러 서비스들과 융합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생태계를 확산하는 길입니다.”
임용제 에티포스 대표는 자동차 안전과 편의를 위한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역시 모바일 생태계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ITS는 올해 대전환기를 맞는다. 지난해 정부가 한국판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C-ITS 본사업 추진을 결정하면서 올해부터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구축한다. 에티포스는 간단한 동글을 차에 설치하고 모든 기능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C-ITS 시범사업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모바일 생태계를 연결하는 에티포스 기술은 큰 주목을 받았다. 기존 C-ITS 실증사업은 별도 단말기나 설비를 통해 차량과 인프라가 신호·사고 정보 등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했는데 이번 경부선·수도권 사업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한 융합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임 대표는 “차량통신과 모바일 생태계와 융합이 통신 규격 경쟁보다 더 중요한 움직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해외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보다폰은 최근 '오픈 V2X'를 발표했다. 5G 데이터 통신을 통해 다양한 차량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전기자전거·전기스쿠터 등에 최소한의 트랜시버만 장착한 스마트폰 거치대를 설치하는 방식의 차량 통신도 유럽에서 주목하고 있다. 단말기(OBU)는 부담스러우니 앱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모바일 생태계와 융합을 통해 지능형 차량 통신 서비스를 더욱 간편하고 다양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일례로 기존 스마트폰 내비 앱과 연동한다면 더욱 안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차량 통신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임대표의 목표다.
임 대표는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우리가 개발한 5G모뎀 소프트웨어를 얹어 모뎀 칩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개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념 자체는 20~30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반도체 기술이 좋아지면서 이제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인프라와 자동차 모두 의미가 있는 진전”이라고 덧붙였다.
한참 경쟁을 벌인 웨이브(DSRC)와 롱텀에볼루션차량통신(LTE-V2X) 역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교체가 가능해진다. 향후 발전된 통신 규격이 나오더라도 교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에티포스는 임대표가 2018년 미국 산호세에서 창업한 회사다. 임 대표는 미국 워싱턴대에서 반도체 공학박사를 받고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를 다니다 창업했다.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한국의 차량통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을 받았다.
임 대표는 “지난 4년동안 새로 시작해 LTE-V2X와 5G-V2X 모뎀기술과 관련 프로토콜 스택, 애플리케이션까지 모두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안에 5G 소프트웨어 모뎀이 일반 CPU에서 돌아간다는 것을 검증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