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게임 공약으로 2030세대 이탈표 회복에 나섰다. 윤 후보는 지난해 조작 논란이 불거졌던 확률형 아이템을 제재하고, 소액사기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등 게임 이용자 권익 중심의 게임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윤 후보는 12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게임 이용자 관련 4대 정책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우리 사회에서 인식차가 가장 큰 곳이 게임”이라며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과거 시각은 바뀌어야 한다. 게임 이용자에게 가해졌던 불공정을 완전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4대 정책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게임 소액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편 해소다.
먼저 현 게임시장에서 기업 수익창구로 변질한 확률형 아이템을 제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이용자권익위원회도 설치해 관련 행위를 이용자들이 직접 감시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불공정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확률 관련 정보를 게임사가 완전히 공개하도록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소액사기 전담 수사기구는 게임 사기는 물론 중고 직거래 사기 등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소액사기 전반을 다룬다. 윤 후보 측은 경찰청 자료를 토대로 사이버사기범죄가 2017년 9만건에서 2020년 17만4000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 중 중고 직거래 사기(7만■12만건)와 게임 사기(7000■9000건)가 가장 많았다. 반면에 피해자들은 고소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전담기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e스포츠 지역연고제는 e스포츠가 10·20대와 수도권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각 지역별로 e스포츠팀을 구성하고 전용경기장도 마련한다. 어린이와 어르신도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 아카데미를 설치하고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운영해 건강한 게임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장애인 게임환경 개선을 위해선 '게임접근성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다. 신체 제약이 있는 장애인을 위한 게임 보조기구와 색약 장애인을 위한 색약 필터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 보급한다는 목표다.
이날 자리에는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과 하태경 게임특별위원장이 함께 했다.
원 본부장은 국내 게임 업계가 웹툰, 웹드라마 등 다른 콘텐츠와의 협업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등의 혁신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공약이 게임사로 하여금 과금설계 등 사업적인 부분보다 콘텐츠에 집중해 K-콘텐츠 문화를 이끄는 채찍질이 되길 바랐다.
하 위원장은 게이머가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는 공약의 원칙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 시장에서 국내 게임기업 차별과 같은 글로벌 게임시장 불공정 문제 해소와 게임 스타트업 육성 등의 산업 지원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윤 후보는 “게임 소비자 보호에 집중하고,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 공약의 포인트”라며 “소비자 보호 강화가 결국에는 게임 산업을 튼튼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 롤(LoL)파크에서 열린 2002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개막전을 관람하기도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