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설 대목을 앞둔 백화점과 쇼핑몰에 비상이 걸렸다.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 명절 연휴를 앞두고 배송에 차질이 우려된다. 각 업체는 대체 택배사를 확보하고 자체 배송 비중을 늘리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배송 지연 잔류 물량은 10일 기준 약 25만개로 집계됐다. 파업 초기 약 40만개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수도권을 포함 일부 지역에서 배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택배노조가 설 특수기 총력 투쟁을 경고하는 등 노사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유통업체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비대면 설을 맞아 선물 세트 물량을 대폭 늘린 백화점의 경우 파업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점포 배송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와 자체 배송 인프라를 갖춘 쿠팡 등과 달리 대부분 물량을 위탁 배송에 의존하고 있어 자칫 적시 배송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신세계다. 그룹 물류 계열사가 없고 배송 물량 대부분을 주로 CJ대한통운에 맡겨 왔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4일부터 설 선물 세트 판매에 나선다. 지난해 설보다 25% 물량을 늘려 54만여 세트를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복수의 택배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배송 대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파업 추이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롯데백화점은 그룹 물류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있어 걱정이 덜하다. 현재 롯데백화점 배송 물량 90% 이상은 롯데택배를 통해 위탁 처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범현대가인 현대차그룹의 물류 자회사 현대글로비스와 협업을 통해 택배 파업 위기를 최소화했다. 현대백화점 명절 배송 물량의 60% 이상은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한다. 수도권은 현대글로비스, 지방 권역은 CJ가 맡는 구조다. 현대백화점 물류에서 CJ대한통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으로 알려졌다.
e커머스 중에는 자체 배송 인프라가 없는 오픈마켓의 고심이 깊다. 입점 판매자 상당수가 CJ대한통운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 배송이 지연되면서 고객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G마켓, 11번가 모두 CJ대한통운 총파업 영향으로 배송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매자에 안내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배송 지연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CJ대한통운 외 다른 택배사로 상품을 발송하거나 구매자가 배송 지연을 인지할 수 있도록 상품 상세 공지 등록 및 배송 지연 처리 진행을 부탁한다”고 공지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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