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웹젠은 서울지방법원에 아이템 현금거래 금지 가처분 신청했다. 아이템 현금 거래가 게임산업 성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 2004년 엔씨소프트는 아이템거래 부당성을 호소하면서 아이템베이 광고가 게재되는 미디어에 대한 광고 철수를 단행했다. 환금성이 보장되면 게임문화 자체가 변질되고 게임산업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게임사는 아이템 거래를 통한 현금화를 부정적으로 봤다.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플레이투언(P2E) 시작은 1998년작 '리니지'로 본다. 구매자는 빠른 성장을, 판매자는 매몰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 내 화폐인 아데나와 실제 화폐를 교환하는 시장이 자연 생성됐다. 게임사는 현금화가 이용자를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묵인했다.
교환 시장이 커지면서 아이템거래 중개 업체가 등장했다. 게임사는 중개 업체를 게임사 결과물에 무임승차하는 대상으로 보았다. 아이템의 이용자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 등장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업계는 아이템 거래가 개발비용 증가와 게임 내 경제 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논리를 펼쳤다. 소송전을 펼치는 등 신경전을 벌였으나 대법원이 게임머니 거래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린 이후 환전상, 작업장 등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모바일 게임으로 산업 축이 넘어가면서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업계는 2020년을 전후로 NFT를 게임에 접목하려는 시도했다.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플랫폼 내에서 유통가능한 코인을 발행함으로써 이용자를 모으려는 목적이었다.
즉 현재 P2E게임으로 전환은 플랫폼 경쟁력 확보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메이드는 올해 위믹스 플랫폼에 100개 게임을 올리는 걸 목표로 삼는다. 위믹스를 기축통화 삼아 연결되는 100개 게임을 보유한다. 통합, 연결성 덕에 플랫폼에 락인을 기대할 수 있다. 컴투스 그룹의 C2X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이와 더불어 앱마켓 수수료 30%도 절감할 수 있다.
과제는 이용자에게 어떤 보상을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아이템 거래 시장은 50조원으로 추산된다. P2E 게임 출시 가속화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말 이용자가 게임사 비전대로 돈을 벌 수 있느냐는 것이다.
P2E 게임 현금화 과정은 선진입자가 이익을 거두는 다단계판매와 비슷한 구조다. 실제 '엑시인피티니' '무한 돌파삼국지 리버스'처럼 이용자가 몰린 게임은 게임 내 재화를 획득해 판매하고자 하는 이용자가 몰리면서 가격 하락을 경험했다. 플랫폼 홀더인 게임사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가려진 위험이다.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플레이하면서 돈을 버는 (Play to Earn)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지불하는 (Pay to Earn) 방식이 되어야 한다. 게임 생태계를 위해 공헌하는 이용자에 보상이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며 “게임사 지식재산권(IP)과 결합해 엄청난 돈을 벌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게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