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구리와 보크사이트 등 주요 광물 수출 중단을 예고하면서 우리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인도네시아의 광물 수출 제한이 실제 이뤄지더라도 당장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석탄 수출 금지 조치에 이어 광물까지 수출 제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인도네시아의 보크사이트, 구리 수출 중단 조치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11일 소속 정당 49주년 기념행사에서 2019년 말 니켈 원광 수출 중단 이후 수출액이 10배 이상 증가했던 점을 들어 “이러한 거대한 도약을 보크사이트, 구리, 주석, 금 등 다른 광물에도 적용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31일 수출 금지 조치를 단행한 석탄에 이어 다른 광물 자원도 수출 제한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보크사이트와 구리는 산업계에서 활용하는 대표적인 광물 자원이다. 알루미늄 원료와 시멘트나 연마재, 화학응용 제품에 주로 활용된다. 특히 구리는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원료로 석유와 같이 세계 경제 선행지표로 쓰이기도 한다.
우리 정부는 인도네시아가 지난달 31일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한 석탄과 달리 광물은 아직 선언적 의미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가 이전부터 광물 자원 관리를 강화해 온 만큼 우리나라 기업도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크사이트와 구리 같은 비철금속은 우리나라 조달청에서 비축하는 광물이어서 약 두 달치 재고를 확보하고 있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품목으로 수급 불안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알루미늄과 보크사이트는 실제 수출 중단 조치를 시행한 것은 아니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올해와 내년 수출 중단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는 2014년부터 금속 원광 수출을 안 하려고 하고, 니켈도 수출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는 인도네시아산 보크사이트 수입은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구리 또한 업계에서 수입을 다변화해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지속적으로 광물 자원 수출 중단 확대 의사를 밝힌 만큼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인도네시아산 석탄은 우리나라 일부 발전사에서 가격경쟁력 등을 이유로 활용해 온 만큼 수출 중단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발전공기업 한 관계자는 “현재 다음 달 초까지 석탄 재고를 확보했지만 인도네시아 수출 중단이 장기화 되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해 민감하게 보고 있다”면서 “(러시아 등)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지난달 석탄 이어 수출 제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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