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울산공장 화재, 배터리 발화 가능성은 낮아

12일 SK에너지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놓고 SK온에서 납품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발화 원인인지 등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완전 전소까지 시간이 짧았던 만큼 최초 발화 지점이 전기 설비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2일 오전 6시 23분께 울산 남구 SK에너지 울산공장 배터리 보관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2시간여 만에 전소했다.

SK에너지 울산공장. [사진= 연합뉴스 제공]
SK에너지 울산공장. [사진= 연합뉴스 제공]

해당 건물에는 SK온이 납품한 ESS가 설치됐다. ESS는 전기를 저장한 후 원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설비다. 앞서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울산컴플렉스(CLX)에 50㎿h 규모의 ESS를 설치했다. 약 10만 가구에 1시간 동안 공급 가능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화재 직후 일각에서는 ESS가 화재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전에도 대규모 ESS에서 화재가 잦았기 때문이다. 통상 리튬이온 배터리로 만든 ESS는 충·방전 과정에서 가스 등 부산물이 발생해 내부 압력이 높아지거나 양·음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화재로 이어진다. 특히 대규모 ESS는 항시 전원인 전력 계통과 연계돼 있어 화재 위험도가 높다. 앞서 2017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과 삼성SDI가 제조한 ESS에서 32차례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반면 SK온은 ESS를 외부 판매하지 않았고, 화재도 없었다.

현재로는 SK온 ESS가 발화 원인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공기와 접했을 때 폭발하는 ESS 특성상 전소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통상 전기차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완전 진압까지 약 5시간 소요된다. 실제 화재 건물 2층에는 전기 시설이 모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인력 등이 현장에 급파돼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